중기·스타트업 특허분쟁 방지위한 ‘AI 특허맵’이 없다

기술동향 분석 R&D전략 설정
중복투자 · 특허분쟁 막는 역할
구글·MS 등 글로벌 IT공룡들
기술가치조사·인수 '선순환구조'
"기술개발 전념 환경 만들어야"
ETRI, 특허맵 구축 준비 착수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4차 산업혁명 시대 개막과 함께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상품 개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개발 중인 기술이 이미 해외 다른 기업의 특허 출원 기술은 아닌지 파악하기 위한 '특허 맵'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허 맵은 국내외 기술개발 동향을 분석, 연구개발의 방향·전략을 설정해 줌으로써 중복 투자와 특허분쟁을 방지하는 일종의 기술지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 기업이 참고할 AI(자율주행 기술 포함) 특허 맵은 전무한 상태다. 특허 맵 부재는 우리 기술 스타트업이 AI 시대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미국, 일본 등 AI 기술 선도국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IT 공룡들이 스타트업이 개발한 AI 기술의 가치를 조사, 이들 스타트업 또는 보유 기술을 인수하는 산업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 바둑대결에서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만든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는 구글이 2013년 4억달러(업계 추정가)를 주고 인수한 영국 스타트업이다. 딥마인드, 캐글, DNN리서치 등 구글이 현재까지 인수한 AI 스타트업은 10여개에 달한다. 애플은 지난해 각각 인도, 호주의 머신러닝 스타트업인 튜플점프, 투리를 인수했다. 또 페이스북은 2015년 음성인식기술업체 '윗에이아이'(Wit.ai), 3D 오디오 업체 '투빅 이어즈'를 사들였다. 인텔도 2013년 IQ엔진스 인수를 시작으로 AI 스타트업을 꾸준히 인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기술 스타트업인 모빌아이를 약 153억 달러(약 17조 원)에 사들였다. MS도 지난해 캐나다 AI 스타트업 엘리먼트AI에 투자했다. 지난 1월에는 캐나다 딥러닝 전문 스타트업 말루바 인수도 단행했다.

이 같은 글로벌 IT 공룡들의 AI 스타트업 '인수 행진'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스타트업의 가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업계는 스타트업이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주는 것이 국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결 과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국제 특허소송으로부터 '보호막'이 돼 줄 특허 맵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은 변리사를 고용해 알아서 AI 특허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이를 비공개 정보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자금력이 약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이 같은 작업을 자력으로 수행하기 어려워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출연 연구기관 중 유일하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뒤늦게 AI 특허 맵 구축 필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작업 구상에 들어갔다.

ETRI 관계자는 "아직 국내 별도 특허 맵은 없고, 각 사업(프로젝트) 책임자가 사업계획서 작성시, 개별적으로 관련 특허 동향을 문서 한 장으로 정리해서 제출토록 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은 전문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10여명의 내부 변리사를 통해 특허 맵을 구축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