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부사항 아직확정 못해"
LG "비용부담 떠안아" 회의론
이달중 계약계획 결론 못 내려
논의 급진전해도 빨라야 9월
미 블프 공급량 맞추기 '빠듯'
업계 "품질테스트 등 오래걸려
블프 넘기면 공급 의미 없어져"
LG "비용부담 떠안아" 회의론
이달중 계약계획 결론 못 내려
논의 급진전해도 빨라야 9월
미 블프 공급량 맞추기 '빠듯'
업계 "품질테스트 등 오래걸려
블프 넘기면 공급 의미 없어져"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진행 중인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애초 7월부터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TV용 LCD패널을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계약조차 체결하지 못해 상당 기간 뒤로 미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전자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말, 늦어도 4월 초에는 TV용 LCD패널 공급량과 모델 등 논의를 마치고,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애초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샤프가 연간 450만대 규모의 TV용 LCD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부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었다. 이에 대만 LCD 업체는 물론 LG디스플레이와 공급 논의를 진행했었고, LG디스플레이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고 협상을 진행해왔다. 계약이 성사되면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7월부터 삼성전자에 70만~100만장 규모의 LCD 패널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측이 협상에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협상이 결론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양측의 입장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패널 공급처 변화에 따라 사양 변경이 필요한 데 LG디스플레이 패널에 적정한 해상도와 전력소비량, 구동칩 등 세부사항을 아직도 확정하지 못했다. 삼성 내부에서도 LG로부터 패널을 받는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대형 LCD패널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굳이 삼성에 패널을 공급해야 하느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이 원하는 방식으로 LCD패널을 공급할 경우 비용부담을 LG디스플레이가 질 수도 있다.
양측의 협상에서 입장 차도 확인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LCD패널 공급과 관련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양해각서(MOU)로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삼성 입장에서는 구속력이 없는 MOU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구체적인 조건과 사양을 합의한 뒤 MOU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는 "MOU 체결을 검토하고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하지 않았다"며 "MOU를 체결하고, 세부적인 협의를 더 한 뒤 정식 계약을 체결하는 게 일련의 정상적인 프로세스"라고 맞섰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당장 7월 공급은 물 건너갔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논의가 급진전해도 빨라야 9월이나 공급이 가능한 데, 이 시점이면 TV 최대 성수기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추기가 빠듯하기 때문이다.
삼성과 LG 경영진의 결단에도 패널 공급 논의가 진전되지 않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최근 경쟁사라도 어려운 상황이면 가능한 한 서둘러서 도와줘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얼마나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
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 TV 패널을 공급 논의를 할 때 품질 테스트와 호환 점검 등을 적용하는 과정이 오래 걸린다"며 "블랙프라이데이를 넘기면 LG로부터 공급을 타진하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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