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역량 분산 등 사업부담 우려"
국회, 금산법·상법 개정 움직임에
15조 이상 지분 매입부담도 '발목'
5개월만에 지주사 추진안 폐기
지배구조 개선·경영사항 심의
'거버넌스위원회' 신설안 의결
국회, 금산법·상법 개정 움직임에
15조 이상 지분 매입부담도 '발목'
5개월만에 지주사 추진안 폐기
지배구조 개선·경영사항 심의
'거버넌스위원회' 신설안 의결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삼성전자가 5개월 만에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백지화했다. 현재 경영상태가 최적이라는 삼성전자의 입장이지만, 지주회사 전환에 들어가는 15조원 이상의 지분 매입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법무법인 광장과 회계법인 삼정KPMG, 글로벌 자문회사 골드만삭스 등에 자문을 받고 검토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다"며 "순환출자는 여러 계열사가 함께 해결해야 할 상황으로, 일부 시간이 걸리겠지만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전부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29일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던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는 약 5개월 만에 사실상 폐기됐다. 삼성전자 측은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합법적인 경영 승계 방안을 전격 철회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지배권 유지를 위해 필요한 15조원 이상의 지분매입 부담과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여론 부담 등을 고려해 이 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을 한 이유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상법개정안 등 국회의 법 개정 움직임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의 단일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산법 적용 대상이라 금융위원회의 승인 여부에 따라 특별계정을 포함해 보유한 지분 7.89% 전량을 매각하거나 5%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의 지분율은 15.56% 이하로 낮아진다.
여기에 국회에서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까지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12%에 이르는 자사주를 활용해 지분율을 높일 수도 없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은 기업의 인적분할 시 지주회사가 보유하는 자사주에 분할회사의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두 요인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약 700만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이날 삼성전자의 종가(219만2000원)를 고려하면 15조4000억원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여론도 부담이다. 특검은 뇌물공여 혐의의 주요 근거로 경영승계를 제시했고,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자사주 매각 등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이고 이후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석방되면 지주사 전환을 포함해 새로운 지분·사업 재편 논의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경영 사항의 심의 등을 담당할 '거버넌스위원회' 신설을 의결했다. 신설된 거버넌스위원회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 주요 경영 사항 심의 등을 맡는다.
이사회가 이런 사안을 결정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거버넌스위원회에 자문·검토를 맡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CSR위원회가 맡아온 각종 사회공헌활동도 그대로 거버넌스위원회로 넘어온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법무법인 광장과 회계법인 삼정KPMG, 글로벌 자문회사 골드만삭스 등에 자문을 받고 검토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도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다"며 "순환출자는 여러 계열사가 함께 해결해야 할 상황으로, 일부 시간이 걸리겠지만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전부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29일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던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는 약 5개월 만에 사실상 폐기됐다. 삼성전자 측은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합법적인 경영 승계 방안을 전격 철회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지배권 유지를 위해 필요한 15조원 이상의 지분매입 부담과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여론 부담 등을 고려해 이 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을 한 이유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상법개정안 등 국회의 법 개정 움직임 등을 꼽았다. 삼성전자의 단일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산법 적용 대상이라 금융위원회의 승인 여부에 따라 특별계정을 포함해 보유한 지분 7.89% 전량을 매각하거나 5%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의 지분율은 15.56% 이하로 낮아진다.
여기에 국회에서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까지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12%에 이르는 자사주를 활용해 지분율을 높일 수도 없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은 기업의 인적분할 시 지주회사가 보유하는 자사주에 분할회사의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두 요인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약 700만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이날 삼성전자의 종가(219만2000원)를 고려하면 15조4000억원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여론도 부담이다. 특검은 뇌물공여 혐의의 주요 근거로 경영승계를 제시했고,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자사주 매각 등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이고 이후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석방되면 지주사 전환을 포함해 새로운 지분·사업 재편 논의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경영 사항의 심의 등을 담당할 '거버넌스위원회' 신설을 의결했다. 신설된 거버넌스위원회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 문제, 주요 경영 사항 심의 등을 맡는다.
이사회가 이런 사안을 결정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거버넌스위원회에 자문·검토를 맡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CSR위원회가 맡아온 각종 사회공헌활동도 그대로 거버넌스위원회로 넘어온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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