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나 한듯 카드수납 거부
"편의성 뒷전 비용절감만 전념"
"소비자 선택권 제한" 지적도
라이나·AIA 등 외국계 생보사
전체수납 최대 30% 달해 '대조'
"편의성 뒷전 비용절감만 전념"
"소비자 선택권 제한" 지적도
라이나·AIA 등 외국계 생보사
전체수납 최대 30% 달해 '대조'
삼성, 한화,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의 '빅3'가 지난해 보험료로 30조원 이상을 걷었지만, 이중 신용카드를 통해 받은 보험료는 사실상 '제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보업계 빅3가 약속이나 한듯이 카드 수납을 거부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들 빅3와는 달리, 라이나생명과 AIA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는 전체 수납 보험료 중 많게는 30%까지 카드로 받고 있어 대조를 보였다.
26일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15조2017억원)과 한화생명(8조9992억원), 교보생명(7조3013억원) 등 생보사 빅3의 보험료 수납액이 총 31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이중 신용카드로 수납한 비율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이들 3사가 카드로 받은 보험료는 15억1400만원에 불과했다. 이것도 삼성생명이 신용카드로 받은 보험료 금액으로,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0원'을 기록했다. 빅3 생보사가 신용카드로 수납한 보험료는 전체 보험료의 0.005%에 불과했다.
이들 빅3중 한화와 교보생명은 아예 신용카드를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었다. 삼성생명도 텔러마케팅(TM) 전용이나 일부 보장성 보험에 한해서만 카드 수납을 허용하는 등 제한을 두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카드로 보험료를 받게 되면 수수료 부담이 너무 크다"며 "편의성 때문에 카드 납부를 선호할 수는 있지만, 빚을 내서 저축을 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도 "카드 수납에 따른 수수료는 결국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카드 외에 다양한 수납 방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카드로 보험료를 받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계 생보사들은 보험료 카드 수납에 적극적이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1조9334억원의 보험료 중 6940억원을 카드로 받았고, AIA생명도 1조9050억원 중 2897억원을 카드로 수납했다. 이들 두 업체의 카드 수납 비중은 각각 35.9%와 15.2%로 빅3와는 큰 대조를 보였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이용자 편의성을 위해 보험료 납부 방법을 다양화한 것이고, 고객유인 효과 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카드 수납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보업계 빅3가 보험료 카드 납부를 제한하는 것은 이용자의 선택권 자체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 수납을 하지 않는 것은 이용자의 편의성은 뒤로 한 채 비용 절감에만 전념하는 것"이라며 "이용자들은 자동이체나 카드 등 보험료 납부에 있어 제한받지 않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 대표는 "자동이체, 직접납부 등 현금으로 바로 지급해야 하는 경우, 일시적으로 납부를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이용자들은 보험 효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카드 납부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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