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의자 10대 17.7% 달해
디지털에 친숙… 기술접근 쉬워
학원 등 모임서 해킹기술 공유
도박사이트 해킹도 10대 드러나
철저한 윤리교육·관리 나서야
디지털에 친숙… 기술접근 쉬워
학원 등 모임서 해킹기술 공유
도박사이트 해킹도 10대 드러나
철저한 윤리교육·관리 나서야
국내에서 사이버범죄를 일으키는 일명 '블랙 해커(크래커)'는 5명 중 1명꼴로 1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불법 해킹을 시도하는 미성년자가 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집계한 지난해 정보통신망 침해형 범죄 피의자 연령대별 비율 통계에서 10대가 17.7%로 전년 16% 대비 상승했다. 다른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30.7%, 30대 28.3%, 40대 17%, 50대 이상이 6.3%다.
이처럼 10대들이 해킹을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최근 해킹 도구와 관련 기술의 동영상 강의가 인터넷에 넘치며, 해킹 진입 장벽이 낮아진 환경적 변화가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디지털에 친숙한 10대는 유튜브 등을 통해 공유되는 해킹기술을 익히기 쉽다. 특히 해커들 사이에서 기초해킹입문 프로그램으로 통하는 '칼리 리눅스'에 대한 서적 등도 많아져 누구나 마음을 먹으면 해커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4일 불법도박사이트 업체와 손잡고 경쟁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하고 개인정보를 빼돌려 판매한 10대 해커 1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정부 산하기관이 주관한 정보보안전문가 교육을 받은 학생들로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의뢰를 받아 22개 사이트를 해킹해 개인정보 1만8000여건을 유출했다.
이용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사이버보안인재센터 보안교육기획팀 팀장은 "10대 해커들이 혼자 독학해 해킹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가 그룹이나 학원 등의 모임을 통해 관련 기술을 공유해 익히고 있다"며 "이를 위해 보안 기술을 가르쳐 주기 전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윤리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사례들처럼 범죄조직에서 해킹에 재능있는 10대를 이용하고 버리는 상황도 늘고 있어 학교와 경찰에서 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국가범죄수사국(NC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10대 해커들의 해킹 범죄 동기는 금전적인 이익보다는 주변에서 자신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NCA는 기업이 공식적으로 공지한 자사 서비스 및 제품을 해킹해 취약점을 찾은 해커에게 상금을 주는 행사인 '버그바운티'를 컴퓨터에 재능이 있는 10대 학생들에게 홍보하는 것도 권장하고 있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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