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환 NHN벅스 서비스개발실 부실장
![[발언대] 음악이 이끄는 디지털기술](http://contents.dt.co.kr/images/201704/2017042502102269043001[1].jpg "[발언대] 음악이 이끄는 디지털기술")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역사상 인류가 가장 선호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였고, 지금도 그 위상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과거 1877년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면서 마침내 소리를 저장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그 후로 음악을 담고 재생하는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LP와 카세트 테이프, CD 등 다양한 저장 매체가 발명됐고, MP3가 등장하면서부터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하면서 최첨단 IT 기술을 눈과 귀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소재가 됐다.
과거 "기술은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어느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가 있었다. 그런데 이 문구를 거꾸로 뒤집어 놓고 보면 "사람이 원하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즉,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대중이 원하지 않으면 필요 없다는 뜻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MP3가 발명되고 MP3 스트리밍 서비스가 차례로 등장한 것은 그냥 우연이 아니다. 디지털 제품을 만들어 내는 업체 입장에서 보면 최신 기술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있어 음악만큼 좋은 소재도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아이폰7을 시작으로 3.5mm 이어폰 잭을 과감히 버리고 디지털 커넥터로의 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디지털 커넥터를 채택했을 때의 장점은 설계상 제품 두께를 줄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음악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노이즈를 줄이는 데 한층 유리하다.
디지털 기술이 음악을 위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일반 소비자 가전제품에서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무선'이 있다. 블루투스 기술이 음악을 위해 태어난 기술이 아니었음에도 일반적으로 이 용어를 말하면 대다수가 헤드폰부터 떠올린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무선 기술 지원 범위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벅스만 하더라도 음악 청취 환경을 더욱 확대하고 사용편의성을 높이고자 BMW 커넥티드 드라이브라든지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과 같은 인포테인먼트 기술 연동과 애플 워치, 안드로이드 웨어 등의 스마트워치 지원에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다.
디지털 기술을 논하면서 올해 화두가 되고 있는 AI 서비스 또한 음악을 시작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분야의 가장 선두주자인 아마존의 AI스피커 알렉사만 하더라도 제휴 분야를 찾을 때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음악이었다. 이쯤 되면 음악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게 한다.
음악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자고 일어나면 달라지는 이러한 신기술에 가끔 당황할 때도 있지만, 음악을 주제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기에 이러한 신문물을 적극 도입해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눈을 뜨고 일어나서 직장으로 향하는 순간,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순간, 가족과 행복을 만끽하는 순간, 그리고 마지막 잠자리에 들기까지, 음악은 항상 함께하는 인류의 친구다. 음악이 디지털 기술과 병행해서 발전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니 어쩌면 음악 때문에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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