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보호장벽 높아지고
조선업 수년째 불황 '이중고'
일각선 "올 국내수요 2%감소"
"시장다변화 영향 최소화"지적
조선업 수년째 불황 '이중고'
일각선 "올 국내수요 2%감소"
"시장다변화 영향 최소화"지적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전 세계 철강 시장이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 본격적으로 상승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세계 경기가 성장 국면으로 전환하고 세계 철강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수요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장벽과 조선업계의 불황이 겹치면서 올해도 고전을 면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철강 수요는 15억3500만톤으로 지난해보다 1.3% 늘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예상치인 15억1000만톤(0.5% 증가)보다 2500만톤(0.8%포인트)이 증가한 수치다.
철강 수요 전망치가 지난해보다 높아진 이유는 중국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중국은 전 세계 쇳물 생산량과 철강 제품 소비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세계철강협회는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수요가 6억6600만톤으로 전년보다 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수요는 6억8100만톤(1.3% 증가)을 기록했다. 현지 자동차 판매량 증가와 부동산 경기 호조에 힘입어 차량용 강판과 건설용 철강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전문가들은 파악한다.
세계철강협회는 이런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2% 감소를 예상했던 중국 시장전망치를 6억8100만톤으로 조정했다. 러시아와 중남미 지역의 철강 수요는 지난해보다 각각 3.2%, 3.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북미지역 역시 올해와 내년에 각각 2.2%,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지역의 수요는 올해 1% 증가하고, 내년에는 0.1%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 전망치 중 역성장이 예상되는 곳은 아시아 지역이 유일하다. 이중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사업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트럼프 정부 들어 반덤핑 최종판정에서 관세율이 높아진 것을 비롯해 지난주에는 외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의 안보를 해치는지에 대해 조사하라고 상무부에 명령을 내리는 등 보호무역주의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 철강 수요의 20%를 담당하는 조선업 역시 수년째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철강업계는 조선용 철강제품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때 적용하지 못하는 등 속 앓이를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철강수요가 전년보다 2%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소 전문가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 무역주의가 전 세계 수요 전체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과 중국, 일본은 북미 지역의 수출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 국내 업체들은 시장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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