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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정권마다 습관적 행정체계 개편 … 일관성 지녀야"

1980년대 후 부처마다 출연연 설치
과기처, 종합조정 기능 이행 어려워
'대선후보 공약은 개편 연장선' 지적
전문가 "하드웨어 치중 개편 벗어나
통합적 정책 설계로 혁신성 높여야"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7-04-19 18:00
[2017년 04월 20일자 1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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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마다 습관적 행정체계 개편 … 일관성 지녀야"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 개청식 모습. 국가기록원 제공


"정권마다 습관적 행정체계 개편 … 일관성 지녀야"
지난 1월 10일 열린 역대 과학기술부 장관 초청간담회 모습.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왼쪽부터), 최문기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김진현 전 과학기술부 장관, 김시중 전 과학기술부 장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박호군 전 과학기술부 장관, 이태섭 전 과학기술부 장관, 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권숙일 전 과학기술부 장관, 서정욱 전 과학기술부 장관. 국가기록원 제공


과학기술부처 출범 50년

1967년 과학기술처 출범으로 기틀을 마련한 우리나라 과학기술 행정체계는 기술혁신의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 말부터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특히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정 운영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면서 최근에는 새 정부가 출범함과 동시에 과학기술 행정체계도 함께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조기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 행정 체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원점으로 돌아가 주무 부처와 조정 기구를 반복적으로 해체·신설하는 행태가 이어져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대신 과학기술 정책이 중장기적 안목을 통해 일관성을 갖고 지속해서 추진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이고 선도적인 철학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5번의 과학기술 행정체계 변화=1967년 설립된 과기처는 1997년까지 30년간 국내 과학기술 정책과 관련 정책들을 전담했다. 하지만 과기처는 1980년대 이후 부처들이 저마다 경쟁적으로 출연 연구기관을 설치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뛰어들면서 실질적인 종합조정 기능을 이행하기 어려워졌다. 과기처의 실질적 권한이 미흡했고, R&D 예산과 연계되지 못해 종합조정 역할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998년 김대중 정부는 과기처를 '과학기술부'로 격상해 행정 집행력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정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발족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과학기술 발전을 더욱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행정체계를 개편해 '과학기술 부총리제'를 도입하고 과학기술부 내에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설치했다. 또 '정보과학기술보좌관'과 '과학기술장관회의' 등을 신설해 과학기술 행정체계를 개별 부처 중심에서 국가혁신체제 중심으로 변화시키고자 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교육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해 '교육과학기술부'를 출범시켰다. 교육과 과학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취지로, 핵심은 고등교육과 과학 정책의 연계를 통한 인력 양성이었다. 2010년 12월에는 과학기술 정책을 통합 관리할 기구가 없다는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설치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기존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과학 기능을 통합한 거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출범시켰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폐지하고 대신 조정기구로 국무총리와 민간 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둔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출범했지만, 여전히 총괄 조정 기능이 미약해 미래부 내에 '과학기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대통령 직속의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설치하는 등 컨트롤타워 기능 마련에 고심했다.

◇반복해서 드러나는 한계점=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이 반복되면서 과학기술 정책·제도의 일관성 문제와 더불어 범정부 과학기술 총괄 조정, 부처 간 역할 중복, 선수심판론, 예산과의 연계 문제 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행정 체계 개편은 정권 교체기에 충분한 논의와 여론 수렴 없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과학기술 주무 부처와 조정 기구가 반복적으로 해체와 신설을 거듭하다 보니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 대선 후보들은 △과학기술 독립부처 부활 △R&D 사업·예산권 일원화 △혁신 기능 통합한 거대 융합 부처 출범 등의 과학기술 행정체계 개편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동안 이뤄진 개편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 전담부처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노무현 정부에서도 R&D 예산 조정·배분 권한을 지닌 국과위와 혁신본부가 국가 차원의 총괄 기획·조정보단 미시적인 예산 배분에 치우쳐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거대 융합 부처 역시 교육과학기술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물리적 결합에 그쳐 성과가 미비했다는 점에서 성공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발 시대 경제 발전 패러다임에 갇힌 과학기술 정책의 철학과 비전도 문제로 지적된다. 2000년대 들어 과학기술은 교육·복지·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와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역할과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미 유럽, 일본 등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행정체계를 개편하는 등 체계적인 혁신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과학기술 중심사회', '녹색성장', '창조경제' 등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국정 운영철학을 차례로 제시했으나, 구호에 그쳤을 뿐 여전히 단기적인 경제적 성과만을 쫓는 데 머물러 근본적인 역량 강화에 실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에 치중한 부처 개편보다는 시대별 변화를 관통하는 이념과 철학을 제시하고 안정적인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가 전반의 혁신성을 높이기 위한 총체적 관점에서 산업·인력 등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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