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DT광장] 게임산업 패러다임 전환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4/2017041802102351102001[1].jpg "[DT광장] 게임산업 패러다임 전환 시급하다")
봄과 함께 찾아온 '장미대선'을 앞두고 차기정부의 산업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 역시 한 주를 사이에 두고 정부와 국회에서 산업 육성을 위한 토론의 장이 연신 펼쳐지는 중이다.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게임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장밋빛 내일도 기대되는 요즘이다. 잘 알려져 있듯,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수출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실제로 문화 콘텐츠 부문에서는 전체 수출액의 절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그에 걸맞는 대우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불합리한 규제들이 산업 성장의 기회를 사전부터 제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해외 국가들은 좀 다르다. 게임을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 ICT기술의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삼아 전략적인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산업이 초기부터 인간과 인간, 인간과 소프트웨어 간 소통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까닭이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실질적인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 가장 먼저 집중해야 할 부분은 게임산업 진흥으로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규제, 해외 기업들의 성장 등 대내외적 요소들로 인해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이와 관련 물리적 인프라 없이도 고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게임산업에 범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세계 각국의 게임정책은 산업 진흥을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이 좋은 사례다. 중국은 몇 년 전부터 게임을 11대 중점산업에 포함시키며 2015년 기준 전년대비 30%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해냈다. PC온라인과 모바일 등 플랫폼을 선도하는 게임기업들은 모두 중국으로 모여드는 추세다. 반면 국내 정책은 이에 역행해 각종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제라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법과 제도, 정책을 정비하고 게임산업에 대한 진흥정책 기조를 확립해야만 한다.
불합리한 규제 철폐와 게임 분야 전담기구 설립도 시급한 과제다. 국내 게임산업은 복수 정부 부처에 걸쳐 법률을 통해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들이 본래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토종 기업들의 성장 속도만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셧다운제와 온라인게임 성인 이용자의 월 결제한도 등이 있다.
제대로 된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처·관련 법률을 일원화해야 한다. 또한 정책의 일관성, 산업 진흥과 규제에 대한 방향성·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범정부 차원의 위원회, 또는 대통령 직속 ICT·게임 자문기구 설립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업계 차원에서는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확장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야 한다. 근거 없는 부작용 등 부정적인 인식을 선결해야만 사회와의 공감과 소통에 진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는 2000년대 초반 PC방과 e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게임의 사회문화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기억을 되살린다면 긍정적인 성과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종사자들의 땀방울과 이용자들의 애정이 모여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게임강국의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다시 한 번 땀방울을 흘리고 애정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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