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협의 없이 370개 앱 무차별 삭제…구글·애플의 ‘갑질’

게임위서 시정권고 받은 게임
개발사·이용자에 알리지 않고
'재분류' 대신 플랫폼서 '삭제'
게임위 "등급미필 통보 전에
재분류받는 개선안 마련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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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게임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 애플이 정부로부터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등급을 재분류하라고 권고한 게임들을 아무런 조치 없이 그냥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삭제하고 있어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구글·애플이 자체 기준에 따라 등급을 분류한 모바일게임 가운데 게임물관리위가 '등급미필'(등급 부적절) 게임으로 판별해 시정조치를 권고한 게임은 약 370개(국내와 해외 서비스사 게임 모두 포함)에 달한다. 이 가운데 96%가 구글의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를 통해 국내에 유통된 게임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통됐던 '섹스 포지션즈'(선정성)와 '토레바'(사행성)를 비롯해 구글플레이에서 유통됐던 '애플 패토리'(사행성), '바다이야기&야마토 웹브라우저'(사행성)', '핸들리스 밀리어네어2'(폭력성), '좀비 헌터 스나이퍼'(폭력성), '스나이퍼 3D 킬러:좀비 헌터'(폭력성)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 애플은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가지고 있어 자사 게임 플랫폼에서 유통할 게임의 등급을 게임물관리위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자율적으로 등급 분류(청소년이용불가, 아케이드 게임물 제외)하고 있다. 작년 한 해 구글, 애플이 자체 등급 분류한 게임은 각각 22만9290건, 32만5352건에 달한다.

문제는 구글, 애플이 게임물관리위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은 이후 게임사에 게임 내용 수정을 요청하거나, 게임물관리위에 등급 재심의를 받도록 요청하는 등 게임사와 협의하는 절차 없이 게임을 앱 장터에서 바로 내리는 것이라고 게임물관리위는 지적했다.

게임물관리위에 따르면 작년 '등급미필'로 판별돼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게임은 각각 352개, 16개다. 이는 게임을 내려받아 아이템 구매, 게임 레벨 향상 등을 위해 돈을 지불한 이용자들, 수개월을 들여 게임을 만들어낸 개발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것은 구글, 애플을 두고 하는 말"이라며 "자사 플랫폼에서 유통할 게임을 확보하기 위해 게임을 끌어모으더니, 게임물관리위가 선정성·폭력성 문제로 등급을 다시 받을 것을 권고하니 해당 게임을 가차 없이 내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게임 내용 수정을 요청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로부터 등급 재분류 권고를 받은 게임에 대해 우선 등급을 수정(예를 들어 17세 이용가 → 18세 이용가)하고, 개발사가 이 등급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삭제하는 절차를 따르고 있다는 게 구글코리아의 설명이다.

게임물관리위는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의 잘못된 등급 결정에 따른 서비스 제공 중단으로 게임사와 이용자가 피해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 절차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게임물관리위 관계자는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에 '등급미필' 등을 통보하기 이전에 게임물 제작사에 게임물 내용을 수정하거나 위원회를 통해 등급 재분류를 받도록 하는 개선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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