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조직개편 방안 대비
미래부, VR육성 세부과제 공개
유망 게임 개발사 플랫폼 지원
문체부, 게임 제작 지원 '맞불'
미래부, VR육성 세부과제 공개
유망 게임 개발사 플랫폼 지원
문체부, 게임 제작 지원 '맞불'
새 정부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콘텐츠 정책 기능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5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국회와 정계를 중심으로 업무 통폐합, 이관 등 부처 조직개편 시나리오가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두 부처 간 콘텐츠 정책 경쟁에 불붙이고 있다.
현재 각 당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부 조직개편을 화두로 논리를 전개 중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 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공동 주최 토론회에서 제안된 '문화ICT부 신설' 시나리오에, 가뜩이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차기 정부에서 입지가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문체부는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송, 통신, 인터넷,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등 진흥을 담당할 문화ICT부를 신설해, 현재 문체부가 맡고 있는 게임·영상·웹툰 등 콘텐츠 지원 기능을 이곳으로 이관하는 것이 '문화ICT부 신설' 안의 골자다. 현 문체부의 미디어정책관, 콘텐츠정책관, 저작권정책관 기능이 이 신설 부처로 이동하는 안이다.
이런 가운데 콘텐츠 관련 정책사업에서 최근 미래부가 적극 손을 뻗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4일 미래부는 문체부 전담 영역인 '한류 콘텐츠 지원' 사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동영상 사이트에 한류 전용 채널을 개설한다는 게 사업 내용이다. 미래부는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엠텍이 운영하는 현지 온라인동영상(OTT) 플랫폼 '비디오닷컴'에 한국 방송콘텐츠 전용 채널을 열었다.
이달 이 채널을 시범 운영하고 5월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 1인 창작사(MCN) 등 17개 사업자가 공동으로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어린이교육 등 6000여 편의 한류 동영상을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현지에서 제공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래부의 이 같은 발표는 앞서 문체부가 지난달 말 중국 이외의 시장을 주요 한류 콘텐츠 수출국으로 개척, 한-중 관계에 따라 우리 콘텐츠 수출 환경이 급변하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당시 문체부는 중국 이외 시장 개척과 함께 한-중 간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긴장이 해소되는 상황에 대비해 중국 내 한류 수출을 위한 비즈니스센터를 추가 개설한다고 밝혔다.
신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콘텐츠 정책 사업에서도 두 부처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경쟁하는 모습이다. 미래부는 지난 2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기업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360억원 규모의 디지털콘텐츠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VR·AR 원천기술·기기·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관련 사업모델을 보유한 기업·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라는 설명이다. 400억원을 투자해 서울 상암동 누림꿈스퀘어를 VR·AR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말 문체부는 작년 발표했던 'VR 콘텐츠산업 육성 방향' 7대 추진과제의 세부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VR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총 123억원의 국고를 투입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대·중소 기업 간 협력을 통한 VR 콘텐츠 개발을 위해 지원금을 제공하고, 우수한 VR 콘텐츠 제작 역량을 지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작비를 지원하는 한편 'VR콘텐츠 체험존 구축'에 최대 1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미래부의 콘텐츠 정책 사업은 문체부가 주도권을 가졌던 게임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 작년 말 미래부는 '테스트 플랫폼 지원 사업'을 통해 53개 유망 개발사에 테스트 플랫폼을 지원했다며, 그동안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미래부는 작년에 첫 실시한 이 사업으로 게임개발사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VR 게임 '모탈블리츠', 이스케이퍼 스튜디오의 '오버테이크' 등이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러자 지난 3일 문체부는 VR·AR 등 게임제작에 96억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첨단 융·복합게임 15편, 기능성 게임 8편, 체감형 아케이드게임 2편 등의 제작에 총 96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앞두고 미래부가 문체부의 콘텐츠 산업진흥 기능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산업이 부처 밥그릇 싸움에 휘말려 피해자가 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5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국회와 정계를 중심으로 업무 통폐합, 이관 등 부처 조직개편 시나리오가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두 부처 간 콘텐츠 정책 경쟁에 불붙이고 있다.
현재 각 당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부 조직개편을 화두로 논리를 전개 중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야 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공동 주최 토론회에서 제안된 '문화ICT부 신설' 시나리오에, 가뜩이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차기 정부에서 입지가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문체부는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송, 통신, 인터넷,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등 진흥을 담당할 문화ICT부를 신설해, 현재 문체부가 맡고 있는 게임·영상·웹툰 등 콘텐츠 지원 기능을 이곳으로 이관하는 것이 '문화ICT부 신설' 안의 골자다. 현 문체부의 미디어정책관, 콘텐츠정책관, 저작권정책관 기능이 이 신설 부처로 이동하는 안이다.
이런 가운데 콘텐츠 관련 정책사업에서 최근 미래부가 적극 손을 뻗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4일 미래부는 문체부 전담 영역인 '한류 콘텐츠 지원' 사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동영상 사이트에 한류 전용 채널을 개설한다는 게 사업 내용이다. 미래부는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엠텍이 운영하는 현지 온라인동영상(OTT) 플랫폼 '비디오닷컴'에 한국 방송콘텐츠 전용 채널을 열었다.
이달 이 채널을 시범 운영하고 5월부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 1인 창작사(MCN) 등 17개 사업자가 공동으로 웹드라마, 애니메이션, 어린이교육 등 6000여 편의 한류 동영상을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현지에서 제공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래부의 이 같은 발표는 앞서 문체부가 지난달 말 중국 이외의 시장을 주요 한류 콘텐츠 수출국으로 개척, 한-중 관계에 따라 우리 콘텐츠 수출 환경이 급변하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당시 문체부는 중국 이외 시장 개척과 함께 한-중 간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긴장이 해소되는 상황에 대비해 중국 내 한류 수출을 위한 비즈니스센터를 추가 개설한다고 밝혔다.
신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콘텐츠 정책 사업에서도 두 부처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경쟁하는 모습이다. 미래부는 지난 2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제작 기업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며, 360억원 규모의 디지털콘텐츠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VR·AR 원천기술·기기·콘텐츠를 제작하거나 관련 사업모델을 보유한 기업·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라는 설명이다. 400억원을 투자해 서울 상암동 누림꿈스퀘어를 VR·AR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말 문체부는 작년 발표했던 'VR 콘텐츠산업 육성 방향' 7대 추진과제의 세부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VR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총 123억원의 국고를 투입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대·중소 기업 간 협력을 통한 VR 콘텐츠 개발을 위해 지원금을 제공하고, 우수한 VR 콘텐츠 제작 역량을 지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작비를 지원하는 한편 'VR콘텐츠 체험존 구축'에 최대 1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미래부의 콘텐츠 정책 사업은 문체부가 주도권을 가졌던 게임 영역으로까지 확대됐다. 작년 말 미래부는 '테스트 플랫폼 지원 사업'을 통해 53개 유망 개발사에 테스트 플랫폼을 지원했다며, 그동안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미래부는 작년에 첫 실시한 이 사업으로 게임개발사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VR 게임 '모탈블리츠', 이스케이퍼 스튜디오의 '오버테이크' 등이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러자 지난 3일 문체부는 VR·AR 등 게임제작에 96억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첨단 융·복합게임 15편, 기능성 게임 8편, 체감형 아케이드게임 2편 등의 제작에 총 96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앞두고 미래부가 문체부의 콘텐츠 산업진흥 기능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 산업이 부처 밥그릇 싸움에 휘말려 피해자가 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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