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ICT 함께 가자" 동영상
이달부터 온·오프라인서 홍보
세금으로 광고제작 논란 소지
'부처 이기주의' 발상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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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광고제작 논란 소지
'부처 이기주의' 발상 지적도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작한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익광고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광고는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함께 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개별 부처가 국민 세금을 들여 부처 해체를 막기 위한 공익광고를 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각 정당별 대선주자가 정해지면서 차기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래부의 과학기술과 ICT 분리에 힘이 실리는 상태다. 반면 미래부는 차기 정부서도 현재의 과학기술과 ICT 조직이 한지붕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부가 아직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공식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같은 공익광고를 제작한 것은 공익을 가장한 '부처 이기주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5일 관가에 따르면 미래부는 지난 3일부터 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학기술+ICT'라는 공익광고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미래부는 이 공익광고에서 과학기술과 ICT의 융합사례로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사무보조 로봇(인공지능), 정밀의료를 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온라인 외에도 YTN 등 방송채널과 전광판, 신문 등에 관련 광고를 내보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 관계자는 "오는 21일 과학의 날, 22일 정보통신의 날에 앞서 과학기술과 ICT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을 잘 대비해보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라며 "일단 온라인 중심으로 노출하고 있고, 오프라인 채널 광고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래부가 국가 예산으로 이같은 내용의 광고를 제작하는 것이 적절하냐를 둘러싼 논란의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이 광고 제작에 들어간 예산은 약 2000만원이다.
장기적 전략이 필요한 과학기술과 단기적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ICT가 하나의 부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조직개편 논의에서도 상당수 정치권과 학계 인사, 과학기술계에서는 과학기술과 ICT 분리를 주장해왔다. 여기에 문재인, 안철수 등 주요 대선 후보 캠프에서는 과학기술과 ICT를 분리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미래부는 과학기술·ICT 융합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부는 최근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같은 방향을 담은 '과학정보혁신부'를 신설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미래부의 공익광고를 두고 국회 관계자는 "부처 해체를 막기 위한 목적의 광고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 역시 "4차 산업혁명이 과학과 ICT의 융합이라는 것이 검증된 논리인가 의문이 든다"며 "미래부 내부 일각에서 과학과 ICT를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을뿐더러, 국가 예산을 부처 이기주의 광고에 낭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정권 동안 과학기술과 ICT의 시너지 효과에 꾸준히 의문과 지적이 제기됐다"며 "분리와 통합 어느 쪽이 효율적인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개별 부처가 이런 광고를 제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익광고가) 거버넌스 논의의 연장 선상이긴 하지만, 과학기술과 ICT가 이제야 겨우 시너지를 내려는 찰나에 분리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과학기술을 분리할 경우 ICT만으로는 독임제 부처를 만들기 힘들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혁신부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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