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자체등급분류제’발목잡는 구글·애플… 6월시행도 불투명

국내 모바일게임 80% 장악에도
협의 불참에 수요조사 묵묵부답
정부 제도시행에 '비협조적'일관
게임업계 숙원 '민간자율' 빛바래
1월 도입불구 6월시행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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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앱을 비롯해 국내 모바일 앱 마켓의 80% 이상을 장악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구글, 애플 등 다국적 기업들이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려는 민간의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에 '나 몰라라'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제도 시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 자체등급분류제는 과거처럼 정부가 게임물에 대한 등급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업계 스스로 게임 등급을 매기고 정부는 사후 관리만 하는 제도로, 국내 게임 산업계가 오랫동안 숙원처럼 바라왔던 제도다. 그러나 국내 모바일 게임 앱 유통의 거대 창구인 구글, 애플이 정부의 제도 시행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어 제도가 제 때 시행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자체등급분류제 시행을 위한 게임물 사후관리와 관련한 정보공개 범위를 놓고 사업자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 간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도 시행을 위해 꼭 참여해 할 구글, 애플이 아예 협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자체등급분류제는 정부가 가상현실(VR), 스마트TV 등 새로운 게임 플랫폼 등장으로 변화하는 게임산업 환경에 맞추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국내 유통 게임물에 대한 정부의 사전 등급분류제를 폐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한 기업이 자율적으로 등급을 분류(청소년이용불가, 아케이드 게임물 제외)하도록 하는 것이다. 제도는 지난 1월 도입됐으나 아직 시행조차 못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게임물관리위가 자체등급분류제 사전 수요조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답변을 요구한지 두 달 째 묵묵부답이다. 게임위는 최근 게임사, 게임 플랫폼사 등 자체등급분류제 관련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게임물 사후관리를 위해 구축할 시스템과 연계 가능한 정보 범위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이 기준이 만들어져야 제도를 시행할 수 있는데, 구글과 애플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코리아는 최근 게임물관리위에 수요조사 답변서를 제출하는 대신 "본사 측과 통화해보라"는 등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애플코리아는 게임물관리위가 수차례 개최한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간담회'에 한국법인이나 본사 관계자가 한 번도 참석하지 않고, 법무법인 대리인만 보냈을 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다수 국내 사업자들이 정부 요청에 즉각 답변서를 제출하고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애플은 정부의 자체등급분류제에 협조하지 않아도 유예 규정에 따라 내년 말까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급할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등급분류제는 구글, 애플에게는 '귀찮은' 제도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2년 유예기간이 경과한 이후인 2019년에는 구글, 애플은 지금처럼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이 사라진다. 과거 사전 등급분류제 시행 때에는 게임물관리위와 게임물 등급분류기준만 협의하면 모바일 게임을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었는데, 자체등급분류제가 시행되면 사업자 자격을 다시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는 서둘러 국내 사업자들과 자체등급분류제 사후 관리를 위한 기준을 만들어 늦어도 오는 6월 제도를 시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들 다국적 기업의 비협조에 국내 사업자들과 사후관리용 게임물 정보공개 수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체등급분류제 시행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한국무선인터넷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4조5055억원 규모의 국내 모바일 앱 시장에서 구글이 2조3349억원(비중 51.8%), 애플이 1조4096억원(31.3%)의 매출을 올렸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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