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이노·LG 등
계열사 직원 1년새 6777명 감소
R&D투자는 1.4% 소폭증가 그쳐
토지·건물 시설설비는 3% 증가
매출 ↓ 영업익 ↑ '불황형 흑자'
"저성장·금리 등 불확실성 여전
올해도 소극적 투자 지속될 듯"
계열사 직원 1년새 6777명 감소
R&D투자는 1.4% 소폭증가 그쳐
토지·건물 시설설비는 3% 증가
매출 ↓ 영업익 ↑ '불황형 흑자'
"저성장·금리 등 불확실성 여전
올해도 소극적 투자 지속될 듯"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지난해 국내 10대 그룹 주력 계열사가 실적은 개선했지만, 미래 경쟁력인 인력과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는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토지·건물 등 시설설비 자산은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이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는 꺼리면서 단기 수익성에 치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10대 그룹 주력 계열사의 지난해 말 직원 현황을 집계한 결과 1년 사이에 6777명(약 2.2%)이 줄어들었다. 또 CEO스코어의 집계에 의하면 30대 그룹 계열사 253개의 작년 말 기준 직원 수는 93만124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1만9903명(2.1%)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10개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1.4%, 3110억원)하는 데 그쳤다. 2015년 불황 여파와 불투명한 세계 경기가 고용과 R&D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1년 사이에 3698명의 직원을 줄였고, R&D 투자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4년과 2015년 7.4%에서 지난해 7.3%로 0.1%포인트 감소했다. 기술경쟁력의 근간인 R&D 연구소 역시 2015년 말 38개에서 지난해 35개로 3개가 줄였다. 지난해 HP에 프린팅 사업부를 매각한 것과 카메라 연구조직을 무선연구소로, 생명과학 연구소를 종합기술원으로 각각 통폐합하는 등 연구조직을 재편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역시 1년 동안 직원 수를 4332명 줄였고, R&D 투자는 약 15% 축소했다. 나머지 기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반면 지난해 이들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 기계 등 시설설비 규모는 3.1%(7조3854억원)나 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평택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고, 현대자동차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사옥 부지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LG전자도 마곡지구에 국내 최대규모의 R&D 단지를 건설하는 등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은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소위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 합계는 전년보다 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6%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6.6%에서 8.3%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매각한 것을 비롯해 수익성 면에서 부진한 CE(소비자가전) 부문에서 2581명을 줄였다. CE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2.6%에서 지난해 5.6%로 높아졌다.
조선업의 극심한 불황으로 2015년에 1조540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 역시 희망퇴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 결과 매출은 줄어든 대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포스코 역시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이후 2015년에 38개의 국내외 계열사를 정리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9개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대기업들의 채용과 R&D 등 미래 투자는 여전히 소극적일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0월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대우조선해양 등 산업 구조조정,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금리 인상, 거세지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국내 기업 5곳 중 1곳(21.8%, 37명)은 '상반기 채용을 취소하거나 연기한다'고 답했다. R&D 투자 역시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자체 R&D 육성보다 인수·합병(M&A)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큰 폭의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기업들이 고용을 감축하는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선제 긴축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10대 그룹 주력 계열사의 지난해 말 직원 현황을 집계한 결과 1년 사이에 6777명(약 2.2%)이 줄어들었다. 또 CEO스코어의 집계에 의하면 30대 그룹 계열사 253개의 작년 말 기준 직원 수는 93만124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1만9903명(2.1%)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10개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1.4%, 3110억원)하는 데 그쳤다. 2015년 불황 여파와 불투명한 세계 경기가 고용과 R&D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1년 사이에 3698명의 직원을 줄였고, R&D 투자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4년과 2015년 7.4%에서 지난해 7.3%로 0.1%포인트 감소했다. 기술경쟁력의 근간인 R&D 연구소 역시 2015년 말 38개에서 지난해 35개로 3개가 줄였다. 지난해 HP에 프린팅 사업부를 매각한 것과 카메라 연구조직을 무선연구소로, 생명과학 연구소를 종합기술원으로 각각 통폐합하는 등 연구조직을 재편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역시 1년 동안 직원 수를 4332명 줄였고, R&D 투자는 약 15% 축소했다. 나머지 기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반면 지난해 이들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 기계 등 시설설비 규모는 3.1%(7조3854억원)나 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평택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고, 현대자동차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사옥 부지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LG전자도 마곡지구에 국내 최대규모의 R&D 단지를 건설하는 등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은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늘어나는 소위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 합계는 전년보다 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6%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6.6%에서 8.3%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매각한 것을 비롯해 수익성 면에서 부진한 CE(소비자가전) 부문에서 2581명을 줄였다. CE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2.6%에서 지난해 5.6%로 높아졌다.
조선업의 극심한 불황으로 2015년에 1조540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 역시 희망퇴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한 결과 매출은 줄어든 대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포스코 역시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이후 2015년에 38개의 국내외 계열사를 정리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9개 계열사를 정리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대기업들의 채용과 R&D 등 미래 투자는 여전히 소극적일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지난해 10월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대우조선해양 등 산업 구조조정,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와 금리 인상, 거세지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국내 기업 5곳 중 1곳(21.8%, 37명)은 '상반기 채용을 취소하거나 연기한다'고 답했다. R&D 투자 역시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자체 R&D 육성보다 인수·합병(M&A)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큰 폭의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기업들이 고용을 감축하는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선제 긴축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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