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위해 경쟁·협력 병행
영남서 승리 후 수도권 승부수
영남서 승리 후 수도권 승부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지역 순회 경선이 호남과 충청을 지나 반환점을 돌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남과 충청 경선의 누계로는 문 전 대표가 55.9%의 득표율로 1위를, 안 지사가 25.8%로 2위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8.0％로 뒤를 이었다. 문 전 대표는 호남과 충청지역에서 승리하면서 사실상 본선 진출은 '따논 당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역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각개전투' 대신 문 전 대표 과반 득표 저지라는 연대전략을 펼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후보는 결선투표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경쟁과 협력의 '투 트랙'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전 대표 측의 대세론을 '우물 안 대세론'이라고 지적하며 대세론 흔들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문 후보의 분열 리더십과 그 빈자리를 채우는 친재벌 기득권 대연정으로는 더 큰 민주당도, 야권연합정부도 만들 수 없다"며 "반드시 영남권 경선대회에서 2위로 도약할 것이며, 그 여세를 몰아 수도권에서 문재인 후보의 과반을 막고 결선투표에서 승리하겠다"며 투표참여를 독려했다.
안 지사도 "충청에서 2위와 3위 득표율이 50%를 넘었으며, 수도권에서 60% 이상 유권자들이 남아계신다. 그때까지 반드시 승리의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이 시장과의 연대를 공식화했다.
두 후보의 캠프는 양자 스탠딩 토론회를 여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 토론회를 통해 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를 향해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두 후보가 결선투표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문재인 대세론의 맥을 끊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는 마지막 순회경선 합동 토론회에서도 약속이나 한 듯 문 전 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통하는 안보관을, 이 시장은 '또 다른 적폐'로 규정하며 협공을 이어갔다.
문 후보는 남은 경선에서 영남권은 물론 수도권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문 후보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부산 사상에 당선되는 등 지역 연고가 강하고 수도권 지지율에서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남권 선거에서는 PK와 전혀 다른 지역 정서를 가지고 있는 대구·경북(TK)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지역에서는 대연정 등을 제안했던 안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고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이다. 두 사람이 공동 전략을 펼친다면 역전 또는 과반 저지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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