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동맹 재편, 기항터미널 변경
비효율적 항만운영 인식 확산땐
싱가포르 등으로 기항 바꿀수도
"환적처리 능력기준으로 바꿔야"
비효율적 항만운영 인식 확산땐
싱가포르 등으로 기항 바꿀수도
"환적처리 능력기준으로 바꿔야"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정부가 5조7000억원을 투자한 부산신항이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로 몸살을 앓은데 이어 내달부터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한다. 전 세계 해운동맹 재편으로 선박이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잠시 들리는 기항 터미널을 대폭 변경하면서 환적물량 처리 비용이 늘어나 글로벌 선사들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내 해운산업이 변방으로 밀려난 상황에서 부산신항마저 입지가 약화하면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해운동맹이 재편함에 따라 부산신항에 입항하는 해운사들의 기항 터미널이 대폭 바뀐다. 해운동맹은 현재 2M, CKHYE, O3, G6의 4개에서 내달부터 2M과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로 재편한다. 이에 맞춰 각 해운동맹이 이용했던 기항 터미널도 변경한다. 세계 1위 해운사인 2M은 기존 신항 2부두에서 1부두와 3부두를 사용하고, 디얼라이언스와 오션얼라이언스는 각각 2부두와 5부두를 사용한다. 2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현대상선은 오션얼라이언스의 일부 선사들과 4부두를 이용한다.
해운업계는 터미널 변경으로 올해 부산신항의 환적물동량이 176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보다 13만TEU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G6 회원사로 구성한 디얼라이언스의 환적물량은 줄어들지만, 2M이 2개 부두를 사용하면서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32만TEU 증가한 56만TEU를 기록하며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2M의 환적물량 증가로 부산신항의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크게 부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2M은 1부두에서 내린 환적화물을 3부두로 옮겨 실어야 하는데, 부두마다 경계지점에 구조물이 있어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2M이 새 부두를 이용할 경우 환적화물 처리 비용을 기존보다 30~40% 정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연구실장은 "2M의 환적집중으로 부두 간 수송(ITT)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이로 인해 비효율적이라는 항만이라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주요 해운동맹들이 부산항의 환적 의존도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M이 비용증가로 부산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경우 아예 기항을 싱가포르 등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한 상처를 막 회복한 국내 해운산업이 또 한차례 충격을 받게 돼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국내 수출의 99% 이상을 담당하는 바닷길을 이용하는 비용이 크게 증가해 수출 경쟁력이 더 떨어지게 되고, 국내 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현재 운영 중인 해운동맹 전용 부두 대신 환적 처리능력 기준으로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추가로 짓는 부두에서는 환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운영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글로벌 선사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3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해운동맹이 재편함에 따라 부산신항에 입항하는 해운사들의 기항 터미널이 대폭 바뀐다. 해운동맹은 현재 2M, CKHYE, O3, G6의 4개에서 내달부터 2M과 오션얼라이언스, 디얼라이언스로 재편한다. 이에 맞춰 각 해운동맹이 이용했던 기항 터미널도 변경한다. 세계 1위 해운사인 2M은 기존 신항 2부두에서 1부두와 3부두를 사용하고, 디얼라이언스와 오션얼라이언스는 각각 2부두와 5부두를 사용한다. 2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현대상선은 오션얼라이언스의 일부 선사들과 4부두를 이용한다.
해운업계는 터미널 변경으로 올해 부산신항의 환적물동량이 176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보다 13만TEU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G6 회원사로 구성한 디얼라이언스의 환적물량은 줄어들지만, 2M이 2개 부두를 사용하면서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32만TEU 증가한 56만TEU를 기록하며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2M의 환적물량 증가로 부산신항의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크게 부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2M은 1부두에서 내린 환적화물을 3부두로 옮겨 실어야 하는데, 부두마다 경계지점에 구조물이 있어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2M이 새 부두를 이용할 경우 환적화물 처리 비용을 기존보다 30~40% 정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정책연구실장은 "2M의 환적집중으로 부두 간 수송(ITT)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고, 이로 인해 비효율적이라는 항만이라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주요 해운동맹들이 부산항의 환적 의존도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M이 비용증가로 부산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경우 아예 기항을 싱가포르 등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한 상처를 막 회복한 국내 해운산업이 또 한차례 충격을 받게 돼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국내 수출의 99% 이상을 담당하는 바닷길을 이용하는 비용이 크게 증가해 수출 경쟁력이 더 떨어지게 되고, 국내 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현재 운영 중인 해운동맹 전용 부두 대신 환적 처리능력 기준으로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추가로 짓는 부두에서는 환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운영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글로벌 선사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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