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시올 이어 JAC 인수도 실패
작년 영업익 화학업계 1위 불구
공급증가 등 대외 불확실성 속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질 우려
작년 영업익 화학업계 1위 불구
공급증가 등 대외 불확실성 속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질 우려
[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으로 화학업계 1위에 올랐지만, 미래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 잇달아 좌절하면서 성장 동력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시황이 지난해 호조를 이루면서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지만, 장기적으로 국제 유가와 일부 제품의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 등의 대외 변수로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오는 2020년 '글로벌 톱10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잇단 제동으로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기업 인수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롯데케미칼은 기대만큼의 M&A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를 인수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총액한도를 기존 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영업이익 2조5478억원을 올리며 충분한 실탄을 확보했다. 예비입찰을 통과하는 등 처음에는 순조로웠지만, 미국의 엑손모빌에 기회를 빼앗겼다. 롯데케미칼은 파라자일렌(PX)과 벤젠 등 방향족 제품의 생산 비중이 극히 낮아 JAC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계획이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월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을 인수해 기존 올레핀·아로마틱 사업영역을 클로로 알칼리·PVC 등 유도체 사업까지 확대하려다가 포기한 바 있다. 당시 2010년 인수한 타이탄의 상장도 추진했지만 이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신동빈 회장이 탈세와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악영향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화학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세계 10위 업체로 진입하려면 앞으로 M&A를 2~3차례 더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 좋은 매물이 많지 않고,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석유·화학을 지속해서 키우겠다는 롯데그룹의 의지가 반영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으로 전해져 화학 사업을 제대로 육성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며 "오너와 달리 전문경영인 단독으로 굵직한 M&A을 진행하기엔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박슬기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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