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기준으로 제도 변경
보급률 향상·저가모델 등장에
중·미도 올 보조금 대폭 줄여
한국선 가격 높아 '시기상조'
보급률 향상·저가모델 등장에
중·미도 올 보조금 대폭 줄여
한국선 가격 높아 '시기상조'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중국과 미국에 이어 일본도 전기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대폭 축소한다. 전기자동차 보급률도 높아졌고 저가 모델의 등장으로 구매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오는 5월부터 순수 전기차(BEV) 구매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배터리 용량 기준인 보조금 제도를 주행거리 기준으로 변경하면서 BEV 보조금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대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보조금을 4배가량 늘려 이 시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미국과 중국도 올 들어 보조금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미국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하는 주가 한때 25개에 달했지만, 지금은 16개로 줄었다. 일리노이와 인디애나 등 9개 주가 전기차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따라 연방 보조금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규정을 변경하고 올해부터 신에너지차 보조금을 지난해보다 20% 삭감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공업신식화부)는 2020년까지 신에너지차 보조금을 완전히 폐지한다는 목표다. 이로 인해 전기차 판매 대수가 지난 1월 지난해 동기보다 60%가량 줄었지만, 중국 정부는 올해 연간 80만대 판매를 자신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의 원인으로 전기차 보급 증가와 저가 모델의 등장을 꼽는다.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전년보다 50% 전기차 판매가 늘어 누적 80만대를 넘었다. 미국 역시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가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하며 누적 50만대를 돌파했다. 일본도 누적 15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누적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에 그친다. 노르웨이나 우크라이나, 아이슬란드 등 자동차 시장 규모가 우리보다 작은 국가보다 보급률이 낮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완성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주행거리가 238마일(383㎞)인 GM 볼트(Bolt)의 가격은 연방 세금공제 7500달러를 적용하면 3만달러(약 3400만원)가 안 된다. 테슬라가 출시하는 모델3는 215마일(346㎞) 주행거리에 세제 혜택을 받으면 3만달러 미만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는 "국내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 일본처럼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기에는 시판 중인 모델의 주행거리 대비 가격이 너무 높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서둘러 2세대 전기차를 개발하고, 중국산 전기차 등 수입 전기차 모델에 대한 장벽을 없애 보조금을 지원한다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전기차 보급 대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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