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38MB → 작년 4356MB
1인당 데이터 사용량 급증세
소모적 통신비 인하논쟁 탈피
4차 산업혁명 대비 필요 지적
1인당 데이터 사용량 급증세
소모적 통신비 인하논쟁 탈피
4차 산업혁명 대비 필요 지적
빨라진 대선시계, 5G 앞길 막는 포퓰리즘 <하> 데이터 중심 시대, '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비해야
데이터 중심 시대다. 휴대전화로 단순히 음성통화, 문자메시지만 보내던 시절은 지난 지 오래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TV 보고, 게임 하는가 하면, 쇼핑도 하고, 은행업무도 처리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동통신 서비스 사용을 위해 독서(47.2%), 음주(44.7%), 간식(43.6%), 영화감상(41.0%)을 포기할 수 있다고 답한 이용자도 다수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설문조사 2016)자연히 소비자의 통신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사용도 데이터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이용자 편익과 가치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는 데이터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5세대(G) 이동통신 시대에는 더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통신요금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음성통화나 데이터 등 통신이용량은 증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2012년 938MB에서 지난해 4356MB로 급증했다. 음성통화 사용량도 2012년 168분에서 지난해 240분으로 늘었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하는 통신서비스 비용은 2012년 14만5400원에서 지난해 12만4500원으로 줄었다. 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조사에 따르면 이동통신 서비스의 가입자 당 효용가치는 월 10만2376원으로, 평균 지불 요금 월 5만1100원의 배 수준이다. 지난 2009년과 비교하면 효용가치가 25.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현재의 통신비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G 시대가 다가오는데 통신비 분류체계는 2G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통신비를 단순히 비용 관점에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소비자에 제공하는 편익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통신 업계는 최근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소모적 통신비 인하 논쟁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합리적인 4차 산업혁명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선거 때마다 '통신비 인하'가 화두가 되고 있으나, 이는 통신서비스가 제공하는 소비자 편익을 무시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 통신 통계 기준은 UN의 '소비지출 분류체계(COICOP)'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른 통신의 개념은 통신서비스(이동통신, 유선전화, 인터넷), 통신장비(휴대전화 등), 우편서비스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통신과 오락·문화의 경우 새로운 기기의 출현, 인터넷 서비스 발전 등에 따라 상호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이에 이미 해외에서도 UN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COICOP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COICOP 잠정 개정안은 기존에 '통신'으로 한정됐던 분류 체계를 '정보통신'으로 확대하면서 오락, 문화 일부도 편입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도 가계통신비 개념을 재정립, '디지털문화비'(가칭) 개념을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부터 데이터 중심 이용 환경에서의 가계통신비 개념을 재정립하기 위한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이다. 통계청 역시 글로벌 개정 추이에 맞춰 오는 2019년 상반기를 목표로 COICOP의 한국 버전인 COICOP-K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국회에서도 통신비 개념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열리는 등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김용재 KISDI 통신정책그룹장은 "가계통신비 개념을 재정립하는 통계 체계 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콘텐츠 이용량이나 트래픽 증가 추이 등 객관적 측정 가능 지표를 찾아내야 한다"며 "통신서비스 이용 목적과 이용 실태 변화 등을 반영해 중장기적 분류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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