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푸른바다…' 인기몰이
콘텐츠 수입거부로 해적판 유통
민·관 대응건수 1년새 4.4배 ↑
콘텐츠 수입거부로 해적판 유통
민·관 대응건수 1년새 4.4배 ↑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령)이 내려진 중국 현지에 때 아닌 '공유 앓이'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서 드라마 '도깨비' 불법 해적판이 유통되면서 주인공 공유의 인기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에 정작 '도깨비'도, 공유도 중국에 공식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류 스타 전지현·이민호가 출연한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는 저작권 권리자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도깨비', '푸른바다의 전설'를 불법 유통한 20개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대해 19건의 경고장을 발송했고, 이에 따라 42개 불법 사이트의 주소(URL)가 삭제됐다. 두 드라마는 CJ E&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저작권을 가진 드라마다.
국내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저작권 침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보다 강력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국내 사드 배치가 결정된 것을 빌미로 우리 콘텐츠 수입을 거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버젓이 우리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중국발 저작권 침해로 인한 피해 규모조차 제대로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해외 저작권 침해 대응 구제조치 실적' 통계에 따르면 중국 지역 저작권 침해에 대한 민·관 대응건수가 1년 새 4.4배 급증했다.
중국 지역 저작권 침해 대응 건수는 2015년 1만4558건에서 작년 6만4355건으로 늘었다.
대응 건수는 문체부가 한국저작권위원회의 베이징 저작권센터를 통해 구제조치(경고장 발송, 증거보전, 경고장 발송에 따른 불법 URL 삭제)한 실적과 중국 사이트 불법 복제물 유통시 국내 방송사가 불법 복제물을 유통하는 중국 사이트에 직접 URL 삭제를 요청해 조치한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이처럼 저작권 침해 대응 건수가 급증한 것은 민·관 공조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인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눈에 띄는 침해 사례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구제 조치가 취해진 6만여 건은 아직 파악조차 되지 않은 침해 사례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보다 촘촘한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다.
현재 우리 정부는 2015년 11월 구축된 방송 부문 한중 민간 침해 대응 핫라인을 통해 중국의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 핫라인 구축 이후 문제 URL 삭제 처리에 소요되는 기간이 11일에서 1일로 단축됐다는 설명이다. 핫라인에는 한국 방송 권리자 9개사(KBS, MBC, SBS, CJ E&M 등), 중국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업체 7개사(바이두, 요쿠투도우, 아이치이 등)이 참여 중이다. 한국 방송사가 불법 복제물을 유통하는 중국 사이트에 대한 URL 삭제를 직접 요청하는 방식이다. 베이징 저작권센터가 한중 업체 간 교류회 개최, 현지 저작권 유관기관(중국판권보호중심 등)과 소통하며 이러한 핫라인이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으로 콘텐츠 업계와 협력해 중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우리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일환으로 22일 출범한 저작권해외진흥협회와 협력키로 했다. 협회는 한류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주요 방송사와 저작권 협·단체 등이 참여해 구성됐다.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웹툰업체 레진엔터테인먼트가 회장사를 맡고 KBS, MBC, SBS, JTBC,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네이버 등이 참여한다. 문체부는 이 협회 회원사 협조를 통해, 그간 파악이 어려웠던 중국 지역 저작권 침해에 따른 피해액을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 저작권정책과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콘텐츠사들은 중국에서 일어나는 저작권 침해로 피해를 입으면서도 '영업기밀'이라며 피해액 등 피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출범하는 민간협회 회원사를 중심으로 대략이나마 피해규모를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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