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영 터미닉스코리아 대표
![[발언대] 해충 방제산업 위상 키우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3/2017032202102269607001[1].jpg "[발언대] 해충 방제산업 위상 키우자")
나는 10년째 매주 화요일이면 대구에서 서울로 출근한다. 동대구역에서 5시50분 출발하는 첫기차를 타고, 서울에 도착 해, 8시 반, 아침 회의를 주재한다. 새벽 4시 30분에는 기상해야 하는 새벽형 인간이 된 지 오래이지만, 이는 대부분 경영자들의 평범한 일상일 것이다.
기차 속에서의 1시간 반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소중한 공간이다. 차분히 한 주를 계획하면서, 매순간 좀더 나은 경영자가 되기 위한 성찰과 통찰력을 얻게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때는 독서에 몰두하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시력이 나빠진 이후로는 자제하게 되면서, 차창 밖의 풍경에 시선을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 특히 대형 식품공장들과 물류 창고, 병원 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10년 넘게 해충방제 사업에 종사하면서 생긴 직업병이기도 하다.
산림청에 의하면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산림병해충 발생 면적 중 70% 가까이가 외래 해충들에 의한 것이라 한다. 솔잎혹파리, 미국흰불나방, 미국 선녀벌레, 꽃매미, 갈색날개 매미충등 생소한 이름의 해충들이 매년 급증하면서, 우리의 자연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메르스나 지카 바이러스, AI 사태 등에서 알게됐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 외래 병원균들로부터도 우리나라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FTA 등 경제적 요인과 탄소배출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여행자유화 등 사회, 문화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글로벌 불청객들이다.
그리고 아무리 인공 지능과 로봇의 시대라지만, 해충의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 내는 것은 아직까지 인간의 영역이다. 그러다보니, 해충 방재업 역시, 해충 박멸을 넘어서, 환경과 인류의 미래까지 고려해야 하는 친환경 종합 방제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우리회사가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ISO9001 등 국제 표준을 득하게 된 것도 이런 배경이다.
우리나라 농사 속담에 봄날 하루가 가을의 열흘과 같다는 말이 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면 겨우내 잠들었던 벌레와 해충들도 일제히 깨어나 행동을 개시한다. 서울을 향해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 안에서,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전세계 해충 방제 산업의 미래, 그리고 그 속에서의 우리의 위상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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