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조작 의혹·사행성 등
자율규제 시행전보다 불만 ↑
업계 정보공개 게임 확대 등
개선안도 제재장치 부실 논란
자율규제 시행전보다 불만 ↑
업계 정보공개 게임 확대 등
개선안도 제재장치 부실 논란
게임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시행된지 1년 8개월이나 됐지만, 여전히 실효성 논란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확률형 아이템 민원접수 현황'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관련 민원접수 건은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첫 시행된 2015년 110건에서 작년 77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숫자 감소일 뿐, 실상은 접수 건수가 오히려 늘었거나 그대로라는 게 게임위의 분석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무작위 확률로 얻을 수 있는 가상의 상품이다. 확률이 매우 낮고 투명하게 공개돼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투입 금액보다 높은 가치의 희소한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해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에 따르면 희귀 아이템은 획득 확률이 1%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임위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콘텐츠분쟁조정위에 이송된 민원까지 합하면 자율규제 시행 전, 후 접수된 확률형 아이템 관련 민원 건이 거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콘텐츠분쟁조정위 이송은 계정 정지 등 게임사가 이용자에 취하는 조치, 서비스 운영에 대한 이용자 불만을 대상으로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불만 사항이 언급돼 있으나, 서비스 운영에 대한 불만이 내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원의 경우, 분쟁조정위로 이송하다. 이송한 민원은 게임위의 확률형 아이템 민원건수 집계에서 제외된다.
게임위에 따르면 작년 총 165건의 이용자 불만 사항이 이송됐고, 이 중 확률형 아이템 관련 민원이 포함된 건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작년 확률형 아이템 관련 민원건수가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6년 민원건수는 2015년에 비해 '허수'가 제거된 수치라는 설명이다. 2015년에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강제 규제 입법 움직임이 국회에서 나타나면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확률형 아이템 자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이에 따라 본인이 관련 피해를 직접 입지 않았지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차원의 '이슈 편승' 민원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작년부터는 실제 게임 이용자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작년 정우택(자유한국당),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률형 아이템 강제 규제 법안(획득할 수 있는 모든 결과물의 종류·획득 확률 등을 공개, 획득 확률 10% 이하인 확률형아이템 판매하는 게임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분류 등)들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게임 업계는 강제 규제 입법화 움직임이 시작된 2015년, 한국게임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청소년 이용 등급의 온라인·모바일게임에서 이용자가 구매하기 전에 확률 정보 등을 공개)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율규제 시행 전보다 시행 후 확률형 아이템 관련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면서 자율규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지속 제기돼왔다.
실효성 논란이 거세지자 게임업계는 지난달 확률 정보 공개 대상 게임물을 청소년 이용가 게임에서 전 이용등급으로 확대하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세부사항 논의가 부족한 데다가 미준수 시 적용할 제재 장치가 부실해 실효성 논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작년 게임위가 접수한 확률형 아이템 민원 대상이 된 게임 중 5번 이상 지목된 게임은 피파온라인3(5번, 서비스사 넥슨), 리니지(5번, 엔씨소프트), 아이온(5번, 엔씨소프트) 등이다. 5번 미만, 3번 이상 지목된 게임은 리니지2(4번, 엔씨소프트), 풋볼데이(4번, NHN블랙픽), 마비노기 영웅전(3번, 넥슨), 던전앤파이터(3번, 넥슨), 모두의마블(3번, 넷마블게임즈) 등이다. 주요 민원 내용은 확률형 아이템 뽑기 확률의 조작 의혹,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고지한 확률에 대한 검증 필요성 제기 등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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