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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우조선 추가지원, 무책임한 떠넘기기다

 

입력: 2017-03-20 17:00
[2017년 03월 21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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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금융당국이 3조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지원을 발표한다. 2015년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한 지 1년 반도 안돼 다시 천문학적인 규모의 세금을 투입해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논리다. 2015년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을 결정하면서 더는 추가 지원이 없다는 정부의 얘기는 다시 '공염불'이 됐다. 이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행태를 지속한다면 기업가 정신은 사라지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 바닥을 칠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은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제구제금융(IMF) 이후 20여년 가까이 끌고 온 우리 경제와 산업의 뇌관과 같은 존재다. 때만 되면 위기 상황이라고 정부에 손을 벌리는 행태를 반복했고 지금까지 들어간 공적자금만 해도 10조원 가까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는 손 벌리기에 너무도 익숙해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공적자금이 투입되기 위해서는 기업과 직원들의 고통 감내도 동반해야 하지만 그때마다 노조의 반대로 논란만 커졌다.

이번에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추가 자금을 지원해도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 지난해에만 1조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최근 4년간 6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 대우조선이다.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 몇 푼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긴급자금 수혈로 4월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원금 4400억원 등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9400억원이라는 숙제를 정부가 대신 풀어준다고 해도 답이 없다.

오히려 대우조선으로 인해 국내 조선 산업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때 세계 1위의 조선국가의 핵심을 이뤘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이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채권단에 의해 임명된 낙하산 대표들에 의해 대우조선의 무차별적인 가격공세가 벌어졌고 피해를 다른 국내 조선사가 봤다.

지난 2월 최종 파산한 한진해운의 처리 때와 비교하면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너무도 관대하다. 한진해운은 산업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외면했던 금융당국이 이번에는 적극적이다. 대우조선의 대안은 충분한데도 대우조선이 없으면 조선산업이 망할 것처럼 포장하기에 바쁘다.

물론 대우조선의 이대로 무너지면 직간접으로 고용된 인원 5만명이 당장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또 대우조선이 1년만 버티면 23조원을 회수할 수 있고, 57조원의 사회경제적 손실 발생한다는 금융당국의 논리도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대마불사'만 외치며 추가 지원을 통해 연명만 해서는 답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기업구조조정의 아주 좋지 않은 선례만을 남기게 된다. 특히 대선을 불과 50일 앞둔 시점에서 금융당국이 대우조선 추가 지원카드를 꺼내 든 것은 석연치 않다. 그동안 자신들의 저질러온 실책을 숨기기 위해 또다시 국민의 혈세를 동원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 문제를 처리할 자격이 현 정부에는 없다. 일단 급하게 돌아오는 회사채 원금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더는 추가지원을 해서는 안 된다. 대우조선을 살릴지, 아니면 분할 매각을 할지 등은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 맞다. 차기 정부에서 조선업 경쟁력 강화의 관점과 부실 금융기관 개편 등과 맞물려 답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우조선 문제에서 현 금융당국은 손을 떼야 한다. 차기 정부에서 대우조선을 둘러싼 문제들을 엄중히 따져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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