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산업보호 위한 '반덤핑' 등 다양한 무역규제
수입국 시장에 피해를 줄 경우 방어하기 위한
징벌적 관세·일시적 수입제한 등의 보호 조치
미 반덤핑 조사건수 1년새 '42건'으로 늘어나
중국도 사드 배치후 한국기업·제품 압력 커져
수입국 시장에 피해를 줄 경우 방어하기 위한
징벌적 관세·일시적 수입제한 등의 보호 조치
미 반덤핑 조사건수 1년새 '42건'으로 늘어나
중국도 사드 배치후 한국기업·제품 압력 커져
![[알아봅시다] 트럼프·사드로 주목받는 비관세장벽](http://contents.dt.co.kr/images/201703/2017032102101832781001[1].jpg "[알아봅시다] 트럼프·사드로 주목받는 비관세장벽")
우리나라는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의 틈바구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언론에서는 비관세장벽, 반덤핑 등의 용어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관세장벽의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 보니 다소 애매한 경우에도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드와 트럼프 정부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자국을 우선시하는 보호무역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만큼 비관세장벽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비관세장벽의 일반적인 정의는 존재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보면 관세를 제외한 모든 무역 관련 장벽을 포함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수입금지나 수량규제 등 국가 간 경계에서 이뤄지는 무역정책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규제와 환경규제 등 다양한 요소가 비관세장벽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비관세장벽의 분류도 다양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류방식 중 1970년에 발표한 볼드윈 분류방식은 12개 카테고리로 '지역적 영업관행', '제한적인 이민정책', '선별적 통화통제 및 환율정책' 등 국가 내부 정책이 많이 포함해 있습니다.
이밖에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와 가트(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GATT), 세계무역기구(WTO) 등도 별도 분류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관세장벽은 유형에 따라 그 영향이 미치는 품목 범위가 각각 다르고 관계 당국의 판단에 따라 유동적으로 실시하거나 혹은 외부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은밀히 적용되는 유형도 있기 때문에 비관세장벽의 무역 제한적 효과를 종합적으로 또는 개별 품목별로 계량화해 측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법률로 제정되는 유형이 있는 반면 비관세장벽의 대부분은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조정을 통하지 않고 여러 행정기관의 독자적인 정책에서 파생되므로 복잡한 성격을 지닙니다.
예를 들어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의 무역구제 보호조치와 수입보호, 보호무역조치 등 수입규제도 비관세장벽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하는 반덤핑 조치는 수출 업체가 자국에서 판매하는 정상 가격보다 수출가격을 낮추는 등의 불공정행위를 할 경우 취할 수 있는 합법적인 조치입니다. 경쟁 업체가 해당 수출 업체의 불공정행위를 고발하면 당국이 이를 조사하고, 주장이 사실임을 입증하면 그에 맞는 징벌적인 관세를 부과해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상계관세조치란 수출기업이 속한 국가의 보조금을 받아 높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입국의 시장에 피해를 줄 경우, 수입국이 이를 억제하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를 뜻합니다. 긴급수입제한은 특정상품의 수입이 급증한 경우에 내국 산업보호를 위해 일시적으로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로, 이는 자국 산업의 몰락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취하는 가장 방어적인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 가운데 가장 자주 등장하는 반덤핑 판정의 절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반덤핑 조사는 경쟁기업의 제소가 있거나 혹은 조사 당국이 자발적으로 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잠정 판정이 나오면 잠정 관세를 부과하고 이후 최종 판정을 거쳐 확정 관세를 부과합니다. 이 확정 관세가 나와야 반덤핑 규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덤핑에 따른 피해 판정은 판매와 이윤, 생산, 시장점유율, 생산성, 투자수익, 생산시설 활용률 등 실질적인 것뿐 아니라 잠재적인 감소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한 경제적 요소와 지표를 평가해 하는 만큼 대상이나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상무부가 덤핑 여부와 마진을 판정하고 무역위원회(USITC)가 산업피해가 있는지를 최종 판결합니다. 무역위원회는 준사법기관으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입니다.
기간을 보면 우선 기업이 제소하면 20일 이내에 미국 상무부가 조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이어 무역위원회가 제소 이후 45일 이내에 산업피해 예비판정을 하고, 이후 115일에서 165일 이내에 미국 상무부가 덤핑 마진 예비판정을 하면서 잠정관세가 부과됩니다. 이후 75일에서 135일 이내에 상무부가 덤핑 마진 최종판결을 하면 마지막으로 무역위원회가 45일에서 75일 사이에 최종판결을 하면서 반덤핑관세가 최종 확정됩니다. 제소부터 반덤핑 관세 부과까지 최소 280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덤핑관세가 부과되면 이후 연례심사의 기회가 주어지고 5년 차에 일몰 심사 등을 거쳐 반덤핑관세를 철회할지, 연장할지 등을 결정합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15년 연간으로 전 세계 수입규제조치 조사개시 건수는 총 277건에 이르고, 이 가운데 반덤핑이 230건, 상계관세 조치가 30건, 세이프가드가 17건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미국의 반덤핑 조사 건수는 2014년 19건에서 1년 만에 42건으로 늘어나는 등 수입규제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고,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최근 언론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드 배치 이후 한국 기업과 제품, 서비스 등에 대해 간접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여러 국가에서 자국 산업보호를 위해 없어진 관세 대신에 비관세장벽을 활용해 수입을 억제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적극적으로 비관세장벽에 대응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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