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중심 과기 패러다임
공공성·사회적 책임 방향 전환"
국내서도 녹조·초미세먼지 등
해결사업 진행 불구 성과 미미
기존 R&D 틀서 벗어나지 못해
"아직 지식·경험·인프라 부족
시민 참여 거버넌스 구축해야"
공공성·사회적 책임 방향 전환"
국내서도 녹조·초미세먼지 등
해결사업 진행 불구 성과 미미
기존 R&D 틀서 벗어나지 못해
"아직 지식·경험·인프라 부족
시민 참여 거버넌스 구축해야"
제1회 국민생활연구포럼
과학기술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국민생활연구'가 활성화되려면 시민 참여와 협업을 통한 새로운 접근 방식과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제1회 국민생활연구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경제성장 중심의 과학기술 패러다임을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해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할 만큼 그동안 과학기술을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등 사회 구조적 문제부터 지진, 감염병, 미세먼지 등 안전·환경문제까지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다.
유럽에서는 이미 '사회에 책임지는 과학기술'을 내세우며 과학기술의 목표로 사회문제 해결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일본 히타치가 사회 인프라 문제 해결을 통해 경영위기를 극복한 사례에서 보듯 사회문제 해결이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입증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녹조, 초미세먼지, 층간소음 등을 해결하기 위한 미래부의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R&D) 사업' 등 관련 사업이 진행됐지만, 아직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가 기술 고도화와 경제적 성과 창출을 위해 추진하던 기존 R&D 사업과 같은 '틀'에 넣어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참여형 혁신모델인 '리빙랩' 등 국민생활연구를 위한 새로운 체계를 실험해 온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사회기술혁신연구단장은 "아직 새로운 추진방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최종 사용자인 시민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참여를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문제 해결형 R&D를 혁신과제로 내세운 정부출연연구기관 혁신위원회 총괄간사인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대외협력본부장은 "국민생활연구에 대한 출연연의 인식이 미흡했고 여전히 기술공급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측면이 강하다"며 "출연연 내부에 국민생활연구 과제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기획하는 전담체계를 갖추고 시민 등 외부 참여자를 연결하는 중간조직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생활연구 체계 확립을 위한 법·제도 구축방안을 제시한 송기민 한양대 교수는 "국민생활연구를 위한 '국민생활연구지원법' 등 개별법 제정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전담조직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연구성과가 제대로 활용되는 법·규제 개선과 인센티브 지원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그동안 과거에 하던 R&D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업 출발부터 국민들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목표의식이 없었던 것이 한계점이었다"며 "올해부터 작은 성과라도 국민 삶에 직접 영향을 주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새로운 접근방식을 도입, 내년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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