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윈드리버코리아 부장
![[발언대] 커넥티드카, 보안이 핵심](http://contents.dt.co.kr/images/201703/2017031502102269812001[1].jpg "[발언대] 커넥티드카, 보안이 핵심")
시속 100㎞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2톤짜리 SUV를 운전하는 도중에, 갑자기 와이퍼가 제멋대로 움직이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엔진이 멈추는 등 통제 불능에 빠졌다고 상상해 보자. 바로 지난해 사이버 보안 연구원들이 '커넥티드 카'인 지프 치로키(Jeep Cherokee) 차량을 원격으로 조종하면서 일어났던 일이다.
실제로도 잘 알려진 이 공격은 단순한 시뮬레이션에 불과하지만, 갈수록 연결성이 가중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차량의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자동차가 잠재적인 사이버 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오늘날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성능과 연비, 디자인 등이라면 점차 차량 내 소프트웨어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새로운 세계에서, 차량이 서로 다른 차량과 연결될 뿐만 아니라, 거리, 신호등, 건물, 주차장 정산기, 카메라 등 도시의 모든 스마트 인프라와 연결되는데 있어서 SW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현실 이면에서는 커넥티드카가 사물인터넷 시대 보안 위협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공격자의 접근을 허용하는 보안 취약점은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않든 언제든지 존재하고 있다. 지금 당장 공격자가 차량의 취약점을 이용해 내부로 침투하면 앞에서 언급한 사례가 현실이 돼, 즉시 차량을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갑자기 멈추게 하고, 빠르게 가속할 수도 있고,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고, 순항 제어에 개입하며, 기타 여러 가지 형태로 도로 위에서 위험한 상황을 펼쳐지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자동차를 인질로 삼고 몸값을 요구하거나 자율 주행차의 해킹으로 위치를 파악해 차량 탈취, 무단 감시 및 정보를 수집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침입하는 경우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며, 안전 기능 관련 소프트웨어가 공격 당하는 경우 운전자의 생명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러한 보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으로 손꼽히는 부분은 요소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임베디드 산업이 진화해 사물인터넷 시대를 이끌어 온 만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가 시장 활성화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 Defined) 기술을 중심으로 미션 크리티컬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커넥티드카의 보안을 보장할 수 있다.
움직이는 디바이스, 운송 수단, 차량에 대한 보안 이슈는 커넥티드카의 부상과 함께 떠오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무인기, 전투기, 로봇 등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항공 우주 분야에서 심도깊게 발전시켜 왔던 핵심 기술 및 보안 관련 기술들이 이제는 차량으로 확대돼 소프트웨어로 무장하게 된 무인 자율주행 차량에 효과적으로 접목될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의 설계 및 업그레이드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1997년부터 화상 탐사선에 적용되어 온 윈드리버의 실시간 임베디드 운영체제는 2009년, 지구에서 250만 마일 떨어진 곳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커넥티드카가 그 자체로 하나의 IT 플랫폼이 돼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 소프트웨어 일체가 구동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운영체제 단에서 데이터의 파티셔닝, 전송, 수신, 검증에 대해 가장 안전한 방법을 제공해야만 한다.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한 기능에 대한 액세스가 인접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핵심 기능들을 분할 또는 상호 격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이버 범죄를 예방하는 완벽한 솔루션이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이고도 치열한 연구 개발이 요구된다. 사고를 줄이고, 생명을 보호하며,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 에너지 소비와 오염을 줄이는 등 커넥티드카의 잠재력이 온전히 발휘되기 위해서, 강력한 보안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더 스마트해지고 있는 자동차,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를 현실화하기 위해, 내부의 전장 제어 체계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외부 연결을 안전하게 지원할 수 있는 보안에 대한 해법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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