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지수 작년보다 3배 ↑ 증가
팬오션·대한해운 실적개선 기대
팬오션·대한해운 실적개선 기대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지난해 290포인트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벌크선운임지수가 3배 이상 뛰었다.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에는 모처럼 단비가 되고 있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지난 7일 1033포인트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2월 초와 비교하면 256%나 급등한 수치다.
BDI는 석탄, 철광석, 커피 등 원자재와 곡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지수다. 벌크선사들은 주로 계약의 절반 이상을 20~30년짜리 장기운송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스폿(비정기선) 영업을 하는 형태를 취한다. BDI는 2008년 5월 1만1793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은 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벌크선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바닥을 기었다.
벌크선 지수가 반등한 것은 중국의 영향이 컸다. 전 세계 철광석 교역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수입량을 늘리면서 운임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또 벌크선 해체량 증가로 공급과잉이 완화한 점도 운임 상승을 이끈 요인이다.
운임이 실적과 직결되는 만큼 팬오션과 대한해운 등 벌크선 사업이 주력인 해운사들은 작년보다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팬오션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철광석이 전체 운송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 대한해운은 철광석 등 철강제품의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71%에 이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운임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장기운송 계약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가운데 비정기선도 영업환경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적 제1 선사로 올라선 현대상선에 벌크선 시황 회복은 '그림의 떡'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금융당국 주도의 구조조정을 거치며 알짜배기인 벌크선사업부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잃었다.
이 때문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중장기 과제로 벌크선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실장은 "벌크선은 물량이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장기계약 후 운임이 급등락하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선주와 화주가 서로 번갈아가면서 변동 분을 부담한다"면서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 사업을 최대한 빨리 본궤도에 올린 뒤 벌크선 화주들과도 접촉면을 넓히는 방식으로 매출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