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입점 수수료 받지 않고
게임 내 광고 붙이는 사업 방식
국내 온라인광고시장 잠식 우려
카카오·네이버 등 바짝 '긴장'
게임 내 광고 붙이는 사업 방식
국내 온라인광고시장 잠식 우려
카카오·네이버 등 바짝 '긴장'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무료 입점이 가능한 게임 플랫폼 사업을 개시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3년 만에 재개하는 '페북 게임'은 게임 내 광고를 붙일 수 있는 형태라는 점에서 기존 '페북 게임'과 구분된다. 또 당장은 모바일 게임은 제외하고 PC용 온라인게임(간단한 웹게임 등도 포함)만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 페이스북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지정 심사에 응할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국내 게임 개발사 관계자 300여 명과 접촉하며 게임 마케팅, 수익화 관련 협의를 하는 등 게임사업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체등급분류는 페이스북이 국내에서 게임 사업 재개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배경이 된 제도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8월 정부의 등급분류제도라는 국내법 준수에 따라 발생하는 서비스 제약을 이유로 게임사업을 철수했다. 등급분류제도로 신속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자체등급분류제 시행으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국내 유통 게임에 대한 정부의 사전 등급분류제를 폐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한 기업이 자율적으로 온라인게임의 등급을 분류(청소년이용불가, 아케이드 게임 제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서울 한 호텔에서 국내 게임 개발사 관계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마케팅, 수익화 모델 등 페이스북 게임사업을 설명하는 '페이스북 레벨업 서울 2017'을 개최하기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 시 페이스북이 어떠한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게임사업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것은 네이버, 카카오 등의 토종 플랫폼사들이다. 페이스북 게임사업이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페이스북이 2015년 말부터 적용 중인 게임 내 광고 서비스 '오디언스(Audience) 네트워크' 때문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게임 서비스를 제공 중인 국가에서 이를 적용해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광고 수익을 7(게임사):3(페이스북) 비율로 나눈다. 구글이나 카카오처럼 입점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고, 거기다 광고 수익까지 좋은 조건으로 받을 수 있어 게임사 입장에선 대환영인 셈이다.
페이스북은 광고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페이스북의 국내 광고 매출이 연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월평균 사용자 1700만명을 보유한 페이스북이 게임 내 광고 사업 모델로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메조미디어의 '2017 업종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국내 동영상 광고 부문에서 거둔 수익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각각 1168억원. 1016억원으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네이버가 456억원, 카카오(다음)가 340억원이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등은 이런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포털 등 온라인 미디어에 대한 광고 규제가 적용될 경우, 해외 사업자들은 규제를 요리조리 피해갈 수 있는 반면 토종 인터넷 사업자들은 고스란히 규제를 받는 '역차별' 폐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통위는 최근 '광고제도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올해 정책연구 과제 후보로 올리고, 연내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난 1월 "인터넷 기업은 자율 규제 정도만 있었지, 그간 실질적 감독이나 규제가 없었다"며 포털·SNS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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