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망중립성 논쟁… 세계 ICT업계 폭풍전야

"통신사 설비투자액 점점 느는데
플랫폼·OTT 투자없이 이득만"
MWC·GSMA 회의서 성토
콘텐츠·단말기 제조사도 불만
트럼프 망중립 부정적 입장속
세계 질서도 재편될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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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망중립성 논쟁… 세계 ICT업계 폭풍전야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플랫폼 사업자가 네트워크 투자 없이 수익을 독점하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사진은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SK텔레콤 등이 모여있는 MWC 메인 전시장 모습.

'망 중립성' 논쟁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또다시 흔들어놓을 전망이다.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해 2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작은 지난달 26일 MWC 개막을 하루 앞두고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 없이 과도한 이익을 얻으면서도 생태계 상생을 위한 노력엔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사회 멤버로 회의에 참석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통신사들의 설비 투자액은 늘어나는데 과실은 OTT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다 가져간다는 이야기가 GSMA 이사회 회의 내내 나왔다"며 "ICT 생태계의 상생을 위해 OTT 플랫폼 사업자가 단순히 콘텐츠를 사고팔며 이익을 얻는 것을 넘어, 과실을 함께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망 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콘텐츠를 차별할 수 없게 하는 것을 말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이 많은 미국이 앞장서 주장하던 것으로, 세계 ICT 업계에서 꾸준히 논란이 돼왔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톰 휠러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이를 '오픈 인터넷 규칙'으로 정립한 이후에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시청이 늘며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다만 단순히 통신사와 인터넷 기업이 싸우던 과거의 '망 중립성' 논란과 다른 점은, 이번에는 통신사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업체, 단말기 제조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박 사장은 "최근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들을 만나보면 '콘텐츠는 우리가 열심히 만들었는데 돈은 OTT가 다 번다'고 울고 있는 업체들이 많았다"며 "실제로 디지털 광고비 통계가 나오면 좌절하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짓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신임 의장도 MWC 기조연설에서 '망 중립성' 규제 완화를 시사하고 나섰다. 망 중립성 원칙이 인터넷 제공 사업자(통신사)의 자금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망 중립성에 부정적이다. 아짓 파이 위원장 역시 대표적인 망 중립성 반대론자로 꼽힌다.

아짓 파이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MWC 기조연설에서 "2015년에 제정한 규칙(망중립성 원칙을 의미)은 실수"라며 "미국 디지털 경제의 성장을 위해 가벼운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벼운 규제가 효과적이라는 근거로 데이터 트래픽 비용을 콘텐츠 사업자가 일부 부담토록 하는 '제로레이팅'(Zero-Rating)을 허가하자, 미국 4개 통신사가 폐지했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부활시킨 점을 예로 들었다. MWC 현장에서 망 중립성에 반대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빗발치면서 세계 ICT 업계의 논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르셀로나(스페인)=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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