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의는 8명의 재판관 전원이 참석해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회의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탄핵심판 사건의 쟁점별로 검토된 내용을 발표하면 나머지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헌재 실무지침에는 주심 재판관이 먼저 의견을 표명하고, 후임 재판관부터 순차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도록 돼 있다. 헌재소장은 마지막에 의견을 제시한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탄핵소추 사유가 17가지나 되고,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국회 탄핵소추 의결 절차의 위법·위헌성 등을 제기하는 등 쟁점사항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 파면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까지 재판부에서도 치열한 법리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재판부 내부적으로 의견 조율이 이뤄지면 결정문 초안을 작성한다. 보통 주심이 초안 작성을 맡지만 주심이 소수의견을 냈을 경우에는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 중에 선임 재판관이 작성자로 지정된다.
이후 표결 절차인 평결을 거쳐 주문과 결정문 원안이 확정된다. 기존 사례를 보면 주문과 결정문이 완성된 주의 목요일에 선고하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선고기일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권한대행도 27일 열린 최종변론에서 선고기일을 정해 국회 측과 박 대통령 측에 통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적으로 평의는 비공개로 2~3주 가량 진행된다. 이번 탄핵심판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2주 뒤인 3월13일 퇴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평의가 2주간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에도 헌재는 딱 2주동안 평의를 진행하고 심판 결과를 선고했다.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하면 이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13일을 선고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헌재 사무실과 평의실 등 헌재 곳곳에는 평의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도·감청 방지 시설이 설치돼 있다.
헌재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선고를 생방송으로 중계할 예정이다.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도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선고는 이 권한대행이 결정 이유를 먼저 읽고,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한 주문을 마지막에 발표하는 순서다. 소수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재판관 중 가장 선임 재판관이 이유를 발표한다.
탄핵심판 결정은 단심제다. 이의제기 절차가 없기 때문에 선고 시점부터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 탄핵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되면 곧바로 대통령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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