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시론] 국가사이버안보법 더 미뤄선 안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2702102351607001[1].jpg "[시론] 국가사이버안보법 더 미뤄선 안된다")
2006년 노무현 정부부터 시작한, 국가 차원의 사이버위기 대응을 위한 법 제도 마련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제정되지 못해, 20대 국회에 또 다시 국가사이버안보에 관한 법률안으로 의원 입법이 발의되어 있으며 국가사이버안보법이라는 법안명으로 정부 입법안도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다.
사실, 사이버 안보에 관련된 법률은 2006.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법안 마련 지시에 의해 시작돼 17대, 18대, 19대 국회를 거치면서 사이버 안보 관련 6개의 법안이 발의되고, 숱한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논의되다가 결국 폐기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너무도 잘 아시다시피, 2003년 1.25 인터넷 대란, 2009년 7.7 DDoS 사건, 2014년 한수원 사태, 2016년 국방망 중추신경인 국방데이터통합센터 해킹 등 숱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당해 왔지만, 사이버 공격을 저지하고 대비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사이버 안보수행체계를 구축해 사이버공격을 예방하고 사이버위기 발생시 국가의 역량을 결집, 신속 대처하기 위한 국가 사이버 안보법 하나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과연 우리에게 사이버 안보는 있는 지 너무나도 염려스럽고 불안하기 그지없다.
사실 미사일과 핵을 통한 북한의 집요하고도 무모한 공격 못지 않게 우리에게 사실상 심각하고 더 염려스러운 것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통한 사이버테러다.
핵이나 미사일은 개발, 시험이나 공격 등에서 행위 주체자의 파악이 명확해 선제 또는 사후 공격이라도 할 수 있으며, 유엔을 통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제 조치를 통한 저지 수단이라도 그나마(?) 있는 반면, 사이버 공격은 행위 주체자의 파악이 쉽지 않아 이러한 대응 조치를 할 수도 없으며 국제 사회의 규범 등이 존재하지 않아 외교 수단 등의 제재 조치 등을 통한 저지나 억지 수단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한 핵이나 미사일 등은 개발이나 운용 등의 경제적인 비용이 많이 부담되며, 또한 이러한 행위들이 감시 체제에 의해서 감시당할 수 있으나 사이버 공격의 관련 비용은 거의 무시될 수 있으며 또한 사전 감시조차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해당된다.
핵이나 미사일 공격은 선전 포고에 의한 전쟁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쉽게 판단 내려 감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전쟁 수준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사이버 공격은 별 준비도 없이 언제라도 쉽게 감행할 수 있으며 훨씬 더 상대국에게 미치는 공격의 파급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이버 공격을 통해서 원자력발전소를 파괴하고 공항과 지하철 등을 마비시키며 증권거래소, 전화국이나 해저케이블관문국 파괴를 통한 인터넷 마비를 시키는 등의 국가주요 기반시설의 동시다발적인 파괴 등은 전쟁 수준에 버금가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사이버 공격이 보다 심각한 것은 북한은 이러한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지금도 우리 사회를 강력하게 사이버 공격과 사이버 심리전 등으로 공격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를 제대로 인식하거나 파악하지 못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미흡하다고 하는 점이다.
10여 년 간의 사이버 안보법 제정 논의를 통하여, 많은 전문가들이나 국민들이 사이버 안보에 관련된 법 제도의 제정 필요성에는 많은 공감을 해 왔다. 그리고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국가사이버안보법안에는 국가정보원 권한에 대한 국회 감독 장치 마련 등의 근거가 마련되고 사이버 안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각종 대책 등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국가사이버안보법이 꼭 제정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키리졸브/독수리훈련과 탄핵 정국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맞이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불안한 국내 정세를 틈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집요하게 계속될 것이다. 과거를 징계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서애 류성룡의 징비 정신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에 너무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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