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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칼럼] `포퓰리즘 역습`의 대처법

박미영 정경부 차장 

입력: 2017-02-26 17:00
[2017년 02월 27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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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영 칼럼] `포퓰리즘 역습`의 대처법
박미영 정경부 차장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WEF)회장은 2017 다보스포럼에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지도자들이 흔히 대중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포퓰리즘'을 남발한다"고 지적하며 "21세기의 다원화된 사회에서는 지도자들은 책임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 세계가 포퓰리즘이 휩쓸었던 '선동의 시대'였던 것을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세계가 겪었던 포퓰리즘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는 배타적 이민정책 및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난민·엘리트주의·자유무역 기치를 내건 프랑스 등 유럽국가의 극우정당 득세 등이다.

'포퓰리즘(populism)'의 개념은 명확하게 정의된 것이 없다. 다만 정치학자들의 논의 속에서 일치되는 지점은 포퓰리즘이 '인민에 대한 호소'와 '선동적 정치인에 의한 감성 자극적 정치'라는 두 축이다. 정치인들은 인민주권의 회복을 표방함으로써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려 하는데, 문제는 그 속성이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 포퓰리즘은 민주주의라는 옷을 입고 있지만 실체는 대단히 비민주적이다. 인민을 우선시하는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대중은 동원되는 '객체'일 뿐 그 '열매'는 선동 정치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또 포퓰리즘은 본질적으로 한 사회를 '부정한' 엘리트 집단과 '선량한' 대중이라는 두 개의 대립되는 그룹으로 분리하고 유불리에 따라 이를 이용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탄핵 정국에 따른 조기대선을 앞둔 현재 한국 사회에서의 포퓰리즘은 '광풍(狂風)'에 가까울 정도다. 한국식 '포퓰리즘'은 감성 자극적 단순 정치를 연상시키는 현상이 매우 농후하다. '적과 동지의 이분법', '대중 영합적 단순 정치' '의도적 막말 구사' 등 포퓰리즘을 구성하는 요건들이 뚜렷이 드러난다. 우리 사회는 포퓰리즘이 판칠 최적의 환경인 셈이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포퓰리즘과 관련한 분석이 의미 심장하게 다가온다. WSJ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이후 고조된 반 기득권 감정을 등에 업은 포퓰리즘이 한국을 덮칠 수 있다"며 "빈부격차,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 유럽과 미국을 휩쓸었던 포퓰리즘의 '화약고'가 한국 도처에 널려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외신들도 '촛불 민심'으로 대변되는 반기득권 감정이 민주주의의 제도적 절차와 점진적 개혁을 무시하는 '아웃사이더 정치'가 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주자들의 선거 공약이 하루에도 몇 건씩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정책의 실효성이나 구체적 재원대책 없이 '표'만 얻고 보자는 포퓰리즘성 공약도 대거 등장했다.

역대 대선 동안 수많은 사탕발림성 공약이 무위로 돌아갔던 것을 목도한 '학습효과'일까. 다행히 대선 주자들의 공약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자세도 사뭇 달라졌다. 한 매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2명 중 1명은 포퓰리즘 성격이 가장 짙은 '기본소득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거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군 복무기간 단축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이 반대 의사를 표했다. 다만,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육아휴직 3년 도입 등에 대해서는 기대를 건다는 응답이 많았다. 놀라운 것은 다음 정부에 바라는 것 중 으뜸으로 '정치안정'을 꼽았다.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일자리 정책에 꽂혀 있을 때, 유권자들은 지금 같은 정치 상황은 더이상 안된다고 엄중하게 '경고'한 것이다.

결국 깨어있는 의식이 포퓰리즘에 휩쓸리지 않는 최상의 방법이다. 따라서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거짓 공약을 걸러주고 예리하게 비판하면서 포퓰리즘의 역습을 차단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그 어느 때보다 정책 검증에 관심을 기울이고 역사를 이끌 대통령 후보를 인물평과 호감도만으로 평가돼서는 안된다. 대선주자들도 조기 대선으로 시간이 없다는 말로 정책·공약 검증을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된다. 대권을 꿈꿨다면 한 두해 준비한 것이 아니지 않나. 또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지 않나. "이게 나라냐"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인데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선거를 치를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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