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시론] 규제 풀어 `ICT 기반 6차산업` 키우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2402102351607001[1].jpg "[시론] 규제 풀어 `ICT 기반 6차산업` 키우자")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업의 제조가동률이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인 72.4%까지 하락했다고 한다. 이는 전통적인 국내 주력산업이 쇠퇴국면에 접어들었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4차 산업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이미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년 1월 개최된 CES 2017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클라우드 생태계상 인공지능을 최고 정점에 두고 보았을 때 미국 4개 기업 (MS, 아마존, 구글, IBM)과 중국 1개 기업(알리바바)이 5대 플랫폼 사업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대한민국은 4차 산업 혁명에서 후발주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문제는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4차 산업이란 기존 산업 간 융합의 산물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6차 산업도 새로운 융합 산업 중 하나일 수 있다. 6차 산업이란 '생산(1차)+제품화(2차)+3차(교육, 유통)'을 융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1차 산업의 고도화로도 이해될 수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미FTA 체결 이후 약 10년간 정부가 농업발전·농민 복지증진에 직접적으로 지원한 예산이 119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간접지원까지 포함하면 약 200조원을 초과하여 지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어촌 인구의 80~90%가 1ha 미만을 경작하고 있으며, 외국산 종묘 및 종자 사용에 대한 로얄티로 매년 수조 원씩 지불하고 있다. 2015년 기준 농산물 수입액도 수출액의 약 4배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6차 산업을 육성하면, 이처럼 영세한 대한민국의 1차산업을 당당히 신성장동력 산업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 이의 주도는 ICT기반의 사업자가 담당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1차산업을 시스템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할 수 있는 ICT 플랫폼의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주도로 2014년부터 ICT 기반 스마트팜 활성화를 위해 시범 사업 및 시범 농장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개별농장의 ICT화는 구현할 수 있지만 산업적으로 통괄적인 영농ICT화는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ICT미도입 농가의 70.6%가 향후 도입할 의향은 있지만 '투자 및 관리비용부담'과 'ICT업체의 영세성'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차 산업을 총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대규모 영농플랫폼 사업자의 탄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영농플랫폼사업자는 민간자본에 기반을 둔 ICT사업자로서 품종개발, 생산, 유통을 담당할 수 있으면 더욱 효율적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플랫폼 사업자를 중심으로 생산조직과 유통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계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농수축산물 수출국으로서의 위상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지 농민들에게는 소유하고 있는 농지를 생산자형 공동체인 협동조합에 출연케 하고, 이들이 생산에도 참여하고 출연지분에 대한 배당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농어업의 영세화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은퇴자 및 고령자들도 협동조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 소유의 토지나 시설을 무상으로 이용케 하고, 복지예산 중 일부를 이 공동체에 지원하는 경우 고령화 사회의 일자리 문제도 다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 구축이 현행법상 가능한지 여부다. 포지티브형 규제시스템을 갖고 있는 우리의 법제도상 융합을 전제로 한 6차산업 육성이 어려울 수 있다. 일명 '규제프리존법'으로 정부부처 간 칸막이식 규제를 완화하면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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