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선 ADT캡스 상황실장
![[DT광장] 범죄 사각지대 `데이터`로 막는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2402102351041001[1].jpg "[DT광장] 범죄 사각지대 `데이터`로 막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범죄에는 절대 적용되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범죄는 인명과 재산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사전 예방이 최우선이다. 그렇다면 범죄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이미 발생했었던 지난 범죄들에 있다.
올해 초, 보안전문기업 ADT캡스는 작년 한해 동안 축적된 수만 건의 출동신호들을 분석해 '2016년 범죄 동향'을 발표했다.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 시간 등을 알아내 사전에 범죄 예방 솔루션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범죄 데이터 분석은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이번 ADT캡스의 분석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도둑의 침입 경로다. 주거 침입은 주로 창문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범하게도 도둑은 현관문을 통해 침입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출입문 단속만 제대로 한다면 대부분의 침입 범죄는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유 투입구를 봉쇄해 놓거나, 디지털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평소에도 현관문 보안을 철저히 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업종 별로 살펴보면 귀금속매장, 슈퍼마켓, 이동통신매장 순으로 범죄가 많이 발생했다. 이 업종들의 공통점은 매장 내 현금 보유량이 많고, 쉽게 현금화가 가능한 고가의 상품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귀금속 매장에서는 손님을 가장한 범행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경찰이나 경비업체에 연락할 수 있도록 비상벨이나 CCTV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흔히 도둑을 밤손님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범죄 데이터를 통해서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자정에서 새벽 5시까지 일어나는 범죄는 전체의 63%를 차지할 만큼 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중 가장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시간은 새벽 3시로 전체 범죄의 16%가 이 시간에 발생했다. 일몰 후에는 주변이 어두워 시야 확보가 잘 안되고,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범죄자들의 주요 활동 시간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요일 별로는 토요일, 일요일 순으로 범죄가 많이 발생했으며, 이는 전체의 34%를 차지해 평일 대비 주말의 범죄 발생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쉬는 주말이 도둑들에게는 가장 바쁜 날인 셈이다. 이는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매장이 많고, 나들이나 여행 등으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올해는 주말과 대체휴일이 맞물리는 황금 연휴가 많다. 긴 연휴만큼이나 빈집털이범 등 불청객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DT캡스의 작년 출동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1월, 8월, 10월 등 명절 연휴가 있는 달이나 휴가철에 범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장기간 집을 비울 때 문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고, 경찰이나 경비업체에 빈집 사전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이렇듯 지난 범죄를 살펴보면 다가올 범죄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로 범죄 데이터를 더욱 체계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더욱 노력이 늘고 있어,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범죄를 예측할 수 있는 사회가 등장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범죄 예방은 우리의 작은 의식과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범죄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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