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이달 24일로 예정됐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기일을 27일로 연기했다. 최종 변론기일과 재판부의 2주간 평의 기간을 감안할 때, 3월 10일이나 3월 13일쯤 탄핵심판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2일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을 끝으로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의 증인 신문을 마무리했다. 국회 소추위원단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결정을 피하기 위해 탄핵심판 하루 전에 하야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 대리인들께서 준비시간이 부족하다고 말씀을 해 재판부에서도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했다"며 "이에 2월 27일 월요일 오후 2시로 (최종 변론기일을)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3월 2일∼3일 연기 요청을 받아들여 최종 변론기일을 3일 늦추면서도 이 권한대행 임기가 끝나는 3월 13일 이전에 선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 측은 당초 16차 변론 기일에 박 대통령의 최종변론에 출석할지 여부를 밝히기로 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측은 최종 변론기일 하루전인 26일까지 출석 여부를 밝혀야 한다. 대통령 측은 "대통령 출석 여부는 지금까지 소송경과나 증거조사 결과 등을 보고하고, (대통령이) 오늘 변론 동영상이라도 본 뒤에 결정할 것"이라며 "만나서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은 총공세를 폈다. 국회 탄핵소추 의결 절차의 위헌성과 위법성을 주장하는 한편, 헌재 재판부가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강일원 주심 재판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했다. 이 권한대행은 강 주심 재판관에 대한 기피신청에 대해 "오직 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에 각하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인 김평우 변호사는 "국회가 '섞어찌개' 탄핵소추 사유를 만들고 '졸속'으로 처리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한다면 대통령 탄핵제도 때문에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국회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겠다며 정세균 국회의장 등 국회의원 다수와 헌법학자 등을 무더기로 증인신청 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회 측은 탄핵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하게 나섰다. 국회 소추위원측 이춘석 의원은 16차 변론 후 열린 브리핑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의 시나리오의 클라이맥스는 탄핵심판 선고 하루 이틀 전에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을 피하기 위해 하야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6차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대통령 대리인단의 변론 내용은 헌재의 재판절차를 송두리 채 부인하는 안하무인격 태도였다"며 "이것이 우연인가, 거대한 시나리오의 시작에 불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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