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서버 매출 6.7% 감소
화웨이·인스퍼는 20%대 성장
업계 "저가 물량 공세로 확장
품질 경쟁력 한계 봉착" 지적
레노버측 "DCG사업 개선 통해
높은 성장세 다시 이어갈 것"
화웨이·인스퍼는 20%대 성장
업계 "저가 물량 공세로 확장
품질 경쟁력 한계 봉착" 지적
레노버측 "DCG사업 개선 통해
높은 성장세 다시 이어갈 것"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레노버 엔터프라이즈 사업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서버·스토리지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레노버 데이터센터그룹(DCG)은 세계 시장에서 같은 중국기업이자 경쟁사인 화웨이·인스퍼·수곤의 가파른 성장에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홍콩 항셍 증시에 상장된 레노버 주가가 계속 추락, 21일 기준 시가총액이 522억1000만홍콩달러(7조7000억원)로 5년 이래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주가가 바닥을 기는 이유는 회사의 실적 부진이다. 레노버가 지난 16일 발표한 회계연도 3분기(2016년 10월~12월) 실적에 따르면 총 매출이 121억7000만달러(1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은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진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레노버 DCG의 3분기 매출은 11억달러(1조6200억원)로 전년 대비 20%, 지난 분기 대비 3% 감소했다.
레노버는 중국 시장을 벗어나 북미·유럽·중남미·중동 및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4년 IBM x86 서버 부문을 23억달러(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회사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영업 인력을 늘리고 있지만, 경쟁 기업의 약진으로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레노버의 지난해 3분기 세계 시장 서버 매출은 약 9억9400만달러(1조1401억원)으로 전년 대비(약 10억6500만달러) 6.7% 마이너스 성장했다. 출하량도 약 22만8000대로 전년 대비(약 24만대)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와 인스퍼의 서버 출하량은 각각 약 16만대, 약 12만대로 전년 대비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레노버가 그동안 저가 물량 공세로 빠른 확장을 했지만, 품질 경쟁력에서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템통합(SI)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레노버 서버를 많이 사용한다고 말하지만 프로젝트 구축 전 테스트 용도로 주로 사용할 뿐, 실제 중요 시스템을 구축할 때 고객들이 사후지원이나 품질 등을 이유로 도입을 꺼려한다"고 말했다.
중국 과기신보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10여년 간 연구개발(R&D) 누적 투자액이 470억달러(54조원)에 달하지만, 레노버는 44억달러(5조원)에 불과했다. 화웨이의 경우 매년 R&D 비용 90억달러(10조원) 중 10억달러(1조원)를 데이터센터 연구에 투자 중이다.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은 "화웨이나 인스퍼 등의 같은 중국 기업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그러나 DCG 사업 개선을 위한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핵심 역량을 구축하는데 시간은 걸리겠지만, 다시 높은 성장을 달성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경탁기자 kt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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