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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인터넷전문은행, `소비자 입장` 생각하자

 

강은성 기자 esther@dt.co.kr | 입력: 2017-02-22 17:15
[2017년 02월 23일자 8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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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인터넷전문은행, `소비자 입장` 생각하자
강은성 금융증권부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과연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정도의 경쟁력은 있을까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공청회장.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적지 않은 공감이 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현재 내세운 비용경쟁력이라든가 금리혜택, 중금리대출 등이 현 시중은행과 정면대결을 할 만한 수준인지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이라며 내세운 비대면거래, 중금리 대출 등은 시중은행이 불과 1년여 만에 10%도 되지 않는 중금리 상품, 수 십 년 신뢰로 뒷받침한 모바일 플랫폼으로 눈 깜짝할 새 구현해버렸다.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시중은행은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어떤 서비스를 내 놓든지, 시중은행들이 경쟁자를 '제거'하려고 마음먹고 출혈을 감수하며 정면승부를 한다면 사실 인터넷전문은행의 승률은 극히 낮다.

그런데 이 것 한가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이 언제부터 그렇게 디지털 금융서비스와 중금리 대출에 열을 올렸나.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인가를 받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2015년부터다.

A 시중은행의 핀테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고위 임원은 취재 과정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핀테크, 중금리, 몰라서 못했던 것 아닙니다. 국내에 핀테크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부터 이미 해외 사례를 스터디하고 기술을 리뷰하고 있었죠. 그동안은 시장의 수요가 충분치 않아 론칭하지 않았었지만, 본격적으로 핀테크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곧장 관련 서비스를 상용화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준비' 덕분입니다."

은행들이 예전부터 디지털 금융에 관한 준비를 잘 하고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한 답변으로 보인다. 그런데 바꿔 생각하면 기존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이나 중금리 대출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다. 4~6등급 신용자 중 거래 실적이 우수하거나 성실 상환을 할 수 있는 등급자에게는 충분히 중금리 대출을 할 수 있었고 비대면 거래를 통해 모바일 서비스를 확산할 수 있는 역량이 이미 시중은행엔 있었다. 그러나 은행 중 아무도 그런 서비스를 하지 않았다. 모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 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재적 경쟁자의 '등장'만으로 시중은행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이 메기 효과 아닌가.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은 수 천 억원의 자금을 출자하고, 직원들 월급을 주는 해당 기업이 걱정할 문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력'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당장 이 은행은 영업을 시작하면 더 낮은 대출금리, 더 높은 수신 금리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소비자는 경쟁이 확대되면서 더 저렴하고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인터넷전문은행을 소비자이익의 관점에서 생각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이득"이라면서 "기존 은행도 핀테크 서비스, 중금리 대출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그들에게 '부업'일 뿐이다. 전업으로 하는 곳에서 시작해야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예금자보호제도를 이용하니 만에 하나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주주에게 악용되거나, 경쟁력을 잃고 망할 경우 국민 혈세가 투입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대주주인 KT나 카카오가 차라리 바젤III에서 규율하고 있는 '채권자손실분담(베일-인)'을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어떤가 하는 생각도 든다.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지분 획득 금지 등 각종 금지 조항을 만들어도 믿지 못하겠다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을 사금고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진심'이라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는 대주주가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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