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0.07명↓ 1.17명
30대초반 여성인구 감소 탓
30대초반 여성인구 감소 탓
통계청, 작년 출생·사망통계
지난해 출생아 수가 사상 최소치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2006년부터 저출산대책에 80조원 넘는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출생아 수는 정책 시행 전보다도 줄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6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300명으로 전년(43만8400명)보다 3만2100명(7.3%)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기존 역대 최소치(2005년 43만5000명)을 갈아치웠다. 특히 지난해 줄어든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출생아 수(3만2000명)와 비슷하다. 한 달 태어날 출생아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통계청 측의 설명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조출생률)도 7.9명으로 전년보다 8.1% 감소했다. 조출생률이 8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도 1.17명을 기록해 전년(1.24명)보다 0.07명 감소했다.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엔 인구구조 변화와 혼인율 감소의 영향이 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아이를 가장 많이 낳는 30대 초반 여성인구가 감소한 영향"이라며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인구 규모가 큰 '베이비붐 에코'(1979∼1982년생) 세대가 30대 후반으로 편입됐지만, 혼인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아이를 낳지 않은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출생아 수는 40만명 전후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출산 연령대별로 보면 35세 이상 여성의 출산율은 증가했지만, 그 이하 연령대 여성의 출산율은 줄면서 젊은층의 저출산 기조가 더욱 심화했다. 평균 출산연령은 32.4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지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35세 이상 산모의 비중은 26.3%로, 지난해 아이를 낳은 여성 4명 중 1명 이상이 3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0.94명을 기록해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1명을 넘지 못했다. 반면 일자리를 찾아 외부에서 들어온 젊은층이 많은 세종시의 합계출산율은 1.8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날 발표된 출생아 수는 정부가 본격적으로 저출산대책을 펴기 시작한 2006년 전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잇단 관련 정책에도 출산 관련 지표가 더 나빠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는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년)'을 수립한 뒤 5년마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2016년 출산통계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초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해 비상한 각오로 저출산 대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구정책개선기획단'을 구성·운영해 정책모니터링 및 평가, 국민의견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한 과제를 올해 3월부터 집중적으로 점검·보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현정기자 kong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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