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혁신의 해답 `특허`서 찾다
<상>국가 R&D 효율 높이는 '특허기술동향조사'
우리나라는 매년 R&D 예산을 늘려 2015년 총 연구개발비가 65조9500억원으로 세계 6위를 기록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비중은 4.2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에 비해 성과는 미흡해 R&D 효율성과 생산성 높이기는 숙제로 남아 있다. 특허청은 정부 R&D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R&D 우수특허 창출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허기술동향조사, 특허전략지원, 특허설계지원 등 사업성과를 나눠 소개한다.
정부는 R&D 중복투자를 막고 우수한 특허를 만들어내기 위해 2005년부터 국가 R&D 사업의 연구기획과 과제 단계평가 시 국내외 특허동향 분석을 의무화했다.
정부의 특허조사 의무화에 맞춰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전략원은 2006년부터 정부 R&D 관련 특허기술동향조사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 R&D 관리기관이 의뢰한 R&D 과제에 대해 지식재산전략원의 프로젝트매니저(PM)와 특허분석 전문가, 변리사 등으로 구성된 과제수행협력기관이 프로젝트팀을 구성, R&D 과제 관련 특허동향과 선행특허 등을 조사하고 분석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업 10년차를 맞아 R&D 예산절감과 중복투자 방지 차원에서 가시적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2015년 사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R&D 과제당 창출된 특허 수와 우수특허 비중이 사업 지원을 받지 않은 과제에 비해 각각 72%, 3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기술동향조사사업 지원을 받은 R&D 과제가 특허의 양과 질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것이다.
특히 R&D 기획과제 중 60.5%가 특허동향보고서를 활용해 기획 방향을 수정했고, R&D과제 선정 과정에서 90.1%가 선행특허조사결과를 활용해 중복 과제라는 사실을 밝혀내 보다 효율적 투자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를 통해 2186억원의 정부 R&D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2005년 시범사업 이후 사업에 참여한 R&D 부처와 지원과제 수는 매년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지원한 과제는 2005년 538개에서 2016년 3113개로 5.8배 증가했고, 사전기획을 위한 특허동향조사는 같은 기간 38개에서 741개로 19.5배 가량 늘었다. 선행특허조사 지원과제 역시 500개에서 2372개로 4.7배 증가했다. 특허기술동향조사가 국가 R&D 전반에 걸쳐 필수과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것.
실제로 지난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마창모 실장팀은 '스마트 양식장 통합관리시스템 개발 기획연구'를 하면서 특허기술동향조사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해외 선진 양식장 관리사례를 파악하고 특히 양식장 관리가 인간 중심으로 이뤄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어족자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특허기술동향을 통해 파악했다.
이 같은 사례를 기반으로 국내 ICT 계측시스템을 접목해 양식 어종 생육관리를 위한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친환경 어족자원 생태계 보호를 위한 스마트 양식장 알고리듬 개발에 나설 수 있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지난해 '웨어러블 디바이스' 과제와 관련해 특허기술동향조사 지원을 받아 입력장치 인식기술 분야에서 음성인식 관련 특허가 다수 출원됐음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음성인식에만 국한됐던 과제기획 방향을 음성인식과 제스처 인식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바꿔 차별화된 연구를 할 토대를 마련했다.
특허청은 올해 특허동향조사가 의무화되지 않은 공공기관 R&D와 출연연 기관고유사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자의 과제 기획단계에 기술타당성 검증과 함께 연구용 특허 데이터를 제공하는 '연구자 중심의 선기획 지원사업'을 시범 추진한다.
정유진 특허청 산업재산활용팀 사무관은 "올해부터 사업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연구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해 국가 R&D의 효율을 한층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