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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진해운 파산, 해운업 이대로 침몰시킬건가

 

입력: 2017-02-16 17:00
[2017년 02월 17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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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이 17일 법원으로부터 최종 파산 선고를 받는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한진해운이 파산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년 넘게 진행되던 한국 해운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1막을 내린다. 1막이 한진해운의 파산이라는 비운으로 끝나게 되면 한국 경제의 동맥으로 수출의 최전선에서 오대양을 휘젓고 다니던 한국 해운 산업이 자칫 연안 물류라는 협소한 범위로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다.

이제 국내 해운업체 중 제대로 규모를 갖춘 업체는 사실상 현대상선 한 곳이다. 그나마 한진해운이 있을 때는 세계 10위권에 들며 국제 해운사들과 동맹도 자유롭게 구축하며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했다. 하지만 대형 해운사 중 홀로 남은 현대상선은 10위권 밖에서 국제 해운사들의 동맹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다. SM상선이 한진해운의 자산을 일부 인수하며 3월 출범할 예정이지만, 한진해운의 퇴출로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한진해운 문제를 정리했다고 해도 한국 해운산업의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남은 현대상선이나 SM상선 등이 넘어야 할 숙제는 산적하다. 4월 위기설이나 6월 대위기설 등 한국 해운산업과 관련한 온갖 악소문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불거진 월마트의 한국 국적선사와 거래 중단설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지금 세계 해운산업의 격동기에 있다. 현재 2M, G6, CKYHE, 오션3의 4대 동맹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세계 4대 해운산업이 오는 4월 2M, 오션, THE의 3대 동맹으로 개편된다. 세계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이합집산을 한 결과다. 남은 대형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은 현재 2M에 가입해 있는데, 해운 동맹의 개편 과정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한국 해운산업을 바라보는 해외 기업들의 시각이 좋지 않다. 세계 해운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의 방치로 대형 선사가 망한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세계 해운업계의 '치킨게임'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이 지난해 3억7600만달러라는 엄청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도 출혈경쟁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줄어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군소 업체 죽이기에 아직도 집중하고 있다. 덩치를 키워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환경인데도 해운산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태도는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다. 한진해운이라는 대마를 잃고도 여전히 금융 논리만을 앞세우고 있다. 해운 강국의 영광을 재연하겠다고 외치고는 있지만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해운산업은 과거는 물론 현재, 미래에도 중요한 산업이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고, 이 수출 물동량의 98% 이상이 해운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해운산업이 무너지면 수출 산업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 물류 없이 해외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사실상 식물 상태에 빠진 현 정부에 기대할 것은 많지 않아 보인다. 결국 조기 대선 국면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자들이 한국 해운산업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열쇠 중 하나가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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