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
![[포럼]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구축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0902102251781001[1].jpg "[포럼]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구축해야")
지금 우리는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우리 주변국들의 관계가 새로운 판짜기에 들어가면서 우리의 입지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한층 증가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노믹스가 출범하면서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심화될 전망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여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등 ICT 기술의 발전과 기술간 결합은 지수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등 기술력과 플랫폼을 갖춘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시대에 우리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이 길을 열어 준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시대적 요구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개최된 제46회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를 핵심주제로 제시했다. 1년여가 지난 지금, 4차 산업혁명은 전 산업분야에서 본격화 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다가올 미래는 명확하다. IoT, AI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의 파워를 바탕으로 사물, 사람, 데이터가 가상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조직화 된다. 사람들은 지식과 사물, 서비스 등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간단한 연결을 통해 제공받거나 요청할 수 있게 되며, AI 기술발전으로 단순 지식의 기억보다는 최상의 결정을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와 경험이 중요해진다. 기업들은 고객 각자의 요구에 부합하도록 스마트공장으로 대표되는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운영하고, 서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가치 있는 재화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초하에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한다.
최근 IT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용어는 단연 '플랫폼'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시점에서, 기업별로 다양한 플랫폼 전략들이 존재하고 있다. O2O 플랫폼의 대명사격인 우버와 에어비앤비, 미국과 중국의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과 알리바바, 스마트폰 플랫폼의 양대 축인 애플, 구글과 같이 비즈니스 자체를 디지털 플랫폼에서 시작한 기업부터, GE와 같이 전통 제조기업이 플랫폼 기업과 애플리케이션 기업을 지향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올해 들어서는 음성인식 등이 탑재된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반면에 우리 기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대부분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는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성공경험이 없는 우리 기업은 협소한 내수시장에 국한해, 차용된 서비스 모델을 가지고 시험을 하는 모습이다. 기술과 플랫폼을 개방해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경험이 미흡하다. 일부 AI, IoT 등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플랫폼 비즈니스가 출현하고 있으나, 시도단계로 아직은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기업인수와 기술제휴가 활발한 이유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산업환경 변화는 스마트화(Smart), 서비스화(Servitization), 친환경화(Sustainable), 플랫폼화(Platform) 등 4가지 메가트렌드(3S-1P)로 대표된다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를 촉진하기 위해서 자동차, 에너지신산업(ESS), 생활소비재, 유통 등 미래 먹거리 분야별로 산·학·연·관 융합 얼라이언스(Alliance)를 발족해 기업간 협업의 장을 돕고 있다. 기업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관련분야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소통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개별기업의 기술우위만으로 시장경쟁력 확보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기업간 협업 및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 산업간 융합이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 경제하에서 기업들은 상호 기술을 개방해 새로운 생태계를 공동 구축해야 한다.
주요 산업별 협·단체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이들 기관들은 기업간 협업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위한 플랫폼(Platform for platform)'이 돼야 한다. 정부주도의 얼라이언스 지원과 함께, 기업과 전문가를 연결하는 인적 플랫폼, 정부의 정책과 산업계 애로를 연결하는 정책 플랫폼 등 중간조직으로서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개별기업의 경쟁을 뛰어 넘어 산업생태계 경쟁력을 가지고 4차 산업혁명으로 열린 디지털 플랫폼 경제로 가는 길을 힘차게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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