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국민` 우선 헬스케어 도입해야

[DT광장] `국민` 우선 헬스케어 도입해야
    입력: 2017-02-05 17:00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DT광장] `국민` 우선 헬스케어 도입해야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바이오, 의료로 대변되는 헬스케어 산업 영역 역시 이 4차 산업 혁명의 격전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초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으며, 스마트 헬스케어가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화하는 의료 패러다임, 치열해지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선점 경쟁,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이 예상되며 건강수명 극대화, 만성질환 관리 및 예방 분야에서 큰 기회들이 창출하리라 전망했다. 실례로 영상 전문의가 판독하던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이미지를 딥러닝으로 무장한 컴퓨터가 판독하기 시작했다. 피시험자가 투입돼 리스크를 안고 신약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임상을 컴퓨터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는 '인실리코' 기법이 도입되고 있으며, 유전체 분석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지면서 유전체 기반의 정밀 의료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기도 하다.

여기까지만 살펴보면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당장에라도 헬스케어 산업이 엄청난 발전을 이룰 것 같아 보인다. 이러한 물결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각종 규제를 없애고 모든 분야에 ICT 신기술을 도입해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많다. 과연 그럴까? 헬스케어 영역은 아니지만, 예를 하나 들면 미국에서 엄청난 성장을 이뤄낸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확실한 소비자 효용을 제공한다. 우버는 택시보다 접근성이 좋고 저렴하며 에어비앤비 역시 기존 호텔보다 저렴하고 소비자 개성에 어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당 모델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규제 때문이 아니라 기존 서비스인 택시, 숙박업 등에 비해 월등한 비용 대비 효과를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최종 소비자에게 명확한 효용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하느냐 여부다. 소비자 효용을 정의하고, 이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되고, 소비자에게 맞는 실질적인 서비스가 적합한 기술을 통해 구축돼야 한다. 이 같은 선행 조건이 어느 정도 증명됐을 때 이를 뒷받침해 줄 정책을 고려하는 것이 순서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월등한 효용을 제공하기 위해 규제의 혁파가 필요하다면 그때 고려하는 것이지, 조건 없는 규제 혁파가 정답은 아니다. 헬스케어 영역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헬스케어 산업은 최종 소비자인 국민들은 물론 정부, 의료계, 제약사, 보험사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영역이다. 아울러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특유의 보수성과 전문성을 띌 수밖에 없다. 각 이해 당사자들은 자기 집단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때 앞서 말한 보수성이나 전문성이 전가의 보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왕왕 존재한다. 정작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효용은 도외시되는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헬스케어 영역에 있어 어떤 제도나 서비스 도입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제도나 서비스로 인해 '국민들의 건강이 개선되느냐'이고 그다음은 '비용 대비 효과가 적정하냐'이다. 예를 들어 올해 시작된 만성질환 시범 수가 제도의 경우, 동네 병원과 연계된 라이프 케어 서비스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일정 효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동네 병원들에게 관리 수가를 지불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도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소비자 효용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의가 부족하고 이미 시장에서 이 분야에 대해 경험이 있는 플레이어들을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어 주된 소비자인 고령층에 적합한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가 공급되고 있지 못하다. 시스템 안정성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최종 소비자인 환자들은 물론 필드에서 가장 열심히 뛰어야 할 동네병원들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에 있어 4차 산업혁명, ICT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표면적으로 국민을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정책 역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을 제외한 다른 이해당사자 역시 두 번째 문제다. 최종 소비자인 국민들의 건강 차원에서 명확한 효용이 정의돼야 하고 이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기획되고 적절한 비용 구조를 담보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스마트'한 헬스케어고, 우리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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