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환 오렌지비즈컴 대표
![[발언대] `음원 서비스 경쟁` 반갑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2/2017020602102269607001[1].jpg "[발언대] `음원 서비스 경쟁` 반갑다")
최근 국내 음원 사업자들의 서비스 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국내 소비자들뿐 아니라 음악을 만들고 제공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길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은 2016년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우선 카카오가 1조8700억원을 들여 국내 음원 서비스 1위 업체인 멜론을 인수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멜론은 카카오톡 아이디로 로그인 하는 기능 지원을 시작으로 카카오 샵 검색을 통해 음원을 쉽게 골라 듣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고객의 음악 취향을 파악해 맞춤형 음원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이용자와 아티스트를 직접 연결하는 '커넥션' 서비스도 출시했다. 지난해 1월초 360만명이었던 멜론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400만명으로 집계됐다.
멜론에 이은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사업자들도 서비스 경쟁에 가세했다. 2015년 NHN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벅스는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를 장착하고 '니나노 클럽' 음악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했다. 벅스는 지난해 9월에는 SK텔레콤과 요금제 제휴를 통해 '벅스 익스트리밍' 상품을 출시했다.
KT뮤직의 '지니'도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스트리밍이용 건수가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니는 그날의 날씨 정보와 함께 제공하는 아침 기상음악, 사용자가 DJ가 돼 실시간으로 청취자와 채팅을 하는 실시간 DJ서비스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작년부터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디지털 음원시장은 2001년 911억원에서 지난해 1조5000억원(추정치)을 넘을 정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시장성만을 보고 국내 시장에 뛰어든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상륙한 애플뮤직은 석달 간의 무료 서비스가 종료되는 11월초 가입자가 급속도로 빠져나갔다. 구글도 작년 말에 유튜브 레드를 통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뮤직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이런 글로벌 업체들의 부진은 당연한 예상했던 당연한 결과다. 특히 애플뮤직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은 3000만곡으로 멜론보다 3배나 많지만 대부분 팝 위주여서 선호도가 떨어진다. 애플뮤직은 국내 진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국내 음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음원유통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음원을 확보해 나가야 하지만 정작 애플뮤직 코리아에는 이와 관련한 담당자조차 없는 상태이다. 유튜브뮤직 역시 팝스타의 희귀 음악과 콘서트 동영상까지 갖췄지만 'K-POP' 선호가 강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멜론·지니·벅스 등의 한 달 이용료는 약 9000원으로 애플뮤직의 7.99달러(한화 약 9400원), 유튜브 레드의 7900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수준이지만 이동통신사와 결합 상품을 통해 다양한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실제 이용 가격은 오히려 싼 편이다.
서비스와 가격 경쟁이 벌어지는 동안 음원 유료화는 조금 더 자리 잡는 효과가 생겼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음원 불법 다운로드 비율은 19.6%로 일년 비해 5.1%포인트 감소했다. 음원은 당연히 지적 재산권이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돈을 지불하고 감상해야 한다는 인식이 쌓여갈수록 음악을 만들고 제공하는 아티스트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이런 선순환은 아티스틀들과 음악 제공자들이 더욱 고품질의 음악을 다시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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