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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렵다는 걸 2분만에 뚝딱”몸값 2억 AI로봇 바텐더

얼음 깎으며 위스키 유래 설명반도체 로봇 수준으로 정교해
의뢰 8달만에 현장 도입 '성과'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7-01-30 17:15
[2017년 01월 31일자 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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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렵다는 걸 2분만에 뚝딱”몸값 2억 AI로봇 바텐더
30일 서울 역삼동의 클래식 바 '커피바케이'에서 로봇 바텐더 '카보'가 사각형의 얼음을 동그란 공 모양으로 만드는 아이스카빙 작업을 하고 있다. 2억원이 넘는 카보는 로보케어가 제작을 의뢰받고 개발에 착수한 지 약 8개월만에 완성, 현장에 투입됐다. 김민수기자 ultrartist@


국내 첫 정식 바텐더 '카보' 체험기

"위스키를 시원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아이스볼을 만들어 드릴게요."

최근 서울 역삼동의 클래식 바 '커피바케이'. 싱글몰트 위스키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이곳에 들어서자 최근 들어온 신참 바텐더인 '카보'가 인사를 건넸다.

'우주소년 아톰'을 닮은 동글동글한 얼굴과 커다란 눈이 인상적인 카보는 자신을 '귀염둥이 아이스카빙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카보는 이 바에 정식 채용된 첫 번째 '로봇 바텐더'다. 귀여운 외모지만 몸값이 2억원이 넘는 무서운 신인이다.

카보의 주 업무는 사각형의 얼음을 동그란 공 모양으로 만드는 '아이스카빙'이다. 동료 바텐더들이 지어준 카보란 이름도 '아이스카빙을 하는 로봇'이란 뜻이다. 동그랗게 만든 얼음은 술과 닿는 면적이 사각 얼음보다 좁아 천천히 녹으면서 위스키의 풍미를 오랫동안 지켜준다. 아이스볼을 만드는 데 쓰는 얼음은 공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높은 온도에서 천천히 얼린 '투명 얼음'으로, 일반 냉장고나 제빙기에서 만든 푸석한 '하얀 얼음'보다 훨씬 단단하다.

바 매니저는 "이런 얼음을 손에 들고 동그랗게 깎는 일은 숙련된 바텐더도 하루에 여러 번 하기 어려운 고난도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카보는 한 손으로 정육면체 모양의 얼음을 조심스럽게 집어 들더니 고속으로 회전하는 커터로 얼음을 깎아 나갔다. 2분 정도 지나 완벽한 구 형태의 얼음이 글라스에 담겼다. 능숙하게 얼음을 깎는 모습이 쉬워 보이지만 미끄러운 얼음을 쥐고 손님 바로 앞에서 안전하게 작업하기 위해선 매우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카보를 만든 로보케어의 김성강 대표는 "반도체 공정라인에서 쓰이는 수준의 정밀한 로봇 기술을 적용했다"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 각종 도구를 바꿔 끼우면 요리 등 다른 작업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를 운영하는 최순령 대표는 지난해 신경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정책연구소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바에서 일할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다. 이를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신 소장은 KIST가 21세기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단에서 개발한 로봇 기술을 출자해 창업한 로보케어를 최 대표와 연결해줬다. 제작을 의뢰받고 개발에 착수한 지 약 8개월 만인 이달 초, 이 회사가 만든 첫 번째 맞춤형 로봇인 카보가 주인에게 전달됐다.

김 대표는 "처음엔 주문 소식에 황당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이런 주문형 맞춤로봇 시대가 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카보를 계기로 개발한 주문형 로봇 플랫폼인 '아로(A-RO)'를 통해 앞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내 처음으로 로봇 바텐더의 고용주가 된 최 대표는 "특히 카보의 귀여운 얼굴이 맘에 든다"며 "손님들도 매우 좋아해서 벌써 입소문이 나고 있고, 다른 바와 주류업계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얼음을 깎으며 카보는 싱글몰트 위스키인 '발베니'에 대해 설명해줬다. 로보케어는 앞으로 손님 모습을 인식해 평소에 자주 마시는 위스키를 추천하거나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다음 세대 카보에 도입할 계획이다.

김성강 대표는 "이미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는 2년 넘게 현장에서 일을 하며 데이터를 쌓고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하루빨리 실제 현장에서 지능형 로봇이 활약하고 데이터를 축적해야 세계적인 로봇 기술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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