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 성장 거래액 1000억
인기작가 확보해야 하는 출판사
카카오페이지 제안 거절 어려워
수익배분율 5:5로 불리해도 수용
인기작가 확보해야 하는 출판사
카카오페이지 제안 거절 어려워
수익배분율 5:5로 불리해도 수용
구글플레이 제공
웹소설 플랫폼 후발주자인 카카오페이지가 연간 100%에 달하는 거래액 성장세를 보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급성장 뒤에는 전자책 출판사들에 콘텐츠를 '무료 대여' 형식으로 제공할 것을 강요하는 소위 '갑질'이 어두운 그늘로 자리잡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15년 500억원이던 카카오페이지의 거래액은 작년 1000억원대로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 자회사 포도트리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일정 시간 기다리면 다음 편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이용권을 지급하는 전자책 서비스 '기다리면 무료'를 운영하고 있다.
'기다리면 무료'가 적용된 콘텐츠는 24일 기준 1487개에 달하며, 서비스 이용자는 월 300만명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지의 웹소설 독자 대부분이 '기다리면 무료' 작품을 열람하고 있는 셈이다.
총 거래액(매출)에서 일정 비율로 포도트리와 수익을 배분하고 있는 출판사들은 카카오페이지에서 콘텐츠를 유로로만 판매하고 싶어도 '슈퍼 갑'인 포도트리 측의 '기다리면 무료' 적용 권유를 뿌리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카카오페이지가 전자책 플랫폼 시장의 40%(업계 추산)를 점유 중인 1위 사업자인 만큼, 출판사로서는 이 플랫폼에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인기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전자책 출판사들은 '기다리면 무료'를 적용하는 콘텐츠의 경우, 수익 배분률이 출판사에 불리하게 변경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포도트리가 콘텐츠 마케팅 명분으로 수익 배분율을 기존 7(출판사):3(포도트리)에서 5:5로 변경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작품에 '기다리면 무료' 마케팅을 적용해 콘텐츠를 일부 무료로 뿌리는 대신, 포도트리 측에서 출판사에 최소 3000만~1억원의 개런티를 지급하고, 정산율을 기존 7:3에서 5:5로 변경하는 방식이다. 콘텐츠가 소위 '대박'이 나 출판사가 받는 최소 개런티 이상의 수익이 나도 포도트리가 정산율을 재조정하지 않고 5:5 비율을 유지한다는 게 출판사 측 주장이다.
또 '기다리면 무료' 적용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는 콘텐츠는 이용자 선택을 받기에 불리한 위치로 재배치되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 서비스 방침을 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책 출판업계 관계자는 "포도트리가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사실상 '강요'하고 있고, 이는 엄연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하지만 카카오 자회사라는 '골리앗'과의 싸움에 개별 전자책 출판사들이 목숨 걸고 나서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문체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책·관리 당국이 나서주지 않으면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기다리면 무료' 적용은 강요가 아니라 파트너사들과 협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포도트리 측이 '기다리면 무료'를 적용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한 콘텐츠에 대해 출판사에 적용을 권유하기도 하고, 출판사가 먼저 '기다리면 무료' 적용을 제안하기도 한다"며 "정산율(수익배분율)은 작품, 출판사마다 다르며, 계약상 비공개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 다만 '기다리면 무료'를 적용한다고 해서 정산율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카카오페이지에는 1만8800여 콘텐츠(소설 1만여종, 만화 5500여종, 일반도서 3300여종)가 게재돼 있다. 누적 가입자 수는 950만 명, 하루 평균 거래액은 약 3억원이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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