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 바뀔 듯
사업자가 데이터요금 대신 부담
제로레이팅 서비스 활성화 전망
국내 통신정책에도 영향 미칠 듯
사업자가 데이터요금 대신 부담
제로레이팅 서비스 활성화 전망
국내 통신정책에도 영향 미칠 듯
미 통신정책·ICT규제 변화 '촉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통신정책이었던 '망중립성 지우기'에 나섰다. 당선 직후 망중립성 반대론자를 인수위원회 정책자문에 앉힌데 이어, 미국 방송통신과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담당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수장으로 지명했다. 이에 따라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업자보다는 통신사업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통신정책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통신정책과 ICT 규제는 세계 각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미국의 통신규제 기조 변화에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자리에 아짓 파이 현 FCC 위원을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아짓 파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34번째 FCC 위원장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새로운 미 행정부, 의회 의원 등과 협력해 모든 미국인에게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짓 파이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2년부터 공화당 추천으로 FC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표적인 망중립성 반대론자로, 오바마 행정부의 망중립성 정책에 대해 "서비스 제공사와 인터넷 업체,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도 과도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일부 외신은 그를 '망중립성의 적(foe)'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망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통신사)는 모든 콘텐츠(인터넷 사업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면 안 된다는 정책이다. 톰 휠러 전임 FCC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는 망중립성을 적극 지지하며 구글, 페이스북 등이 주도하는 인터넷 산업을 육성해왔다. 세계 ICT 업계에는 망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수년간 지속돼왔다. 통신사는 과도한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콘텐츠 사업자들은 인터넷의 개방정신, 공정경쟁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통신업계는 벌써부터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아닌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가 데이터 요금을 대신 부담하는 '제로 레이팅'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에서 무산된 소프트뱅크의 T모바일 인수합병(M&A)이 다시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앞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트럼프를 만나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키도 했다.
미국의 통신규제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대선을 치를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통신규제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국내에서도 통신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앞선 지난 2012년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출시를 계기로 망중립성 논란을 한차례 겪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2011년 '망중립성 및 망 관리 가이드라인', 2013년 '통신망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기준'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다만 논란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망중립성 논란이 재점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또, 국회에서는 망중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정국에서는 망중립성보다는 통신비 인하가 키워드인 만큼, 당장 국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통신사에 유리한 규제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통신정책이었던 '망중립성 지우기'에 나섰다. 당선 직후 망중립성 반대론자를 인수위원회 정책자문에 앉힌데 이어, 미국 방송통신과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담당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수장으로 지명했다. 이에 따라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업자보다는 통신사업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통신정책 방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통신정책과 ICT 규제는 세계 각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미국의 통신규제 기조 변화에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자리에 아짓 파이 현 FCC 위원을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아짓 파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34번째 FCC 위원장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새로운 미 행정부, 의회 의원 등과 협력해 모든 미국인에게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짓 파이는 변호사 출신으로, 2012년부터 공화당 추천으로 FC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표적인 망중립성 반대론자로, 오바마 행정부의 망중립성 정책에 대해 "서비스 제공사와 인터넷 업체,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도 과도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일부 외신은 그를 '망중립성의 적(foe)'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망중립성은 네트워크 사업자(통신사)는 모든 콘텐츠(인터넷 사업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면 안 된다는 정책이다. 톰 휠러 전임 FCC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는 망중립성을 적극 지지하며 구글, 페이스북 등이 주도하는 인터넷 산업을 육성해왔다. 세계 ICT 업계에는 망중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수년간 지속돼왔다. 통신사는 과도한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망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콘텐츠 사업자들은 인터넷의 개방정신, 공정경쟁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통신업계는 벌써부터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아닌 인터넷 콘텐츠 사업자가 데이터 요금을 대신 부담하는 '제로 레이팅'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에서 무산된 소프트뱅크의 T모바일 인수합병(M&A)이 다시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앞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트럼프를 만나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키도 했다.
미국의 통신규제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대선을 치를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통신규제 변화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국내에서도 통신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앞선 지난 2012년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출시를 계기로 망중립성 논란을 한차례 겪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2011년 '망중립성 및 망 관리 가이드라인', 2013년 '통신망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기준'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다만 논란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망중립성 논란이 재점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또, 국회에서는 망중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정국에서는 망중립성보다는 통신비 인하가 키워드인 만큼, 당장 국내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통신사에 유리한 규제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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