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주요 기업
경영 활동에 심각한 차질
신규채용 시기·규모 등 깜깜
미국 보호무역·중국 사드보복
대외적 환경 어려움 '이중고'
경영 활동에 심각한 차질
신규채용 시기·규모 등 깜깜
미국 보호무역·중국 사드보복
대외적 환경 어려움 '이중고'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특검수사로 인해 국내 주요 대기업이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등 경영활동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재계 1위와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 등 주요 대기업이 아직 올해 채용 시기와 규모 등 신규 채용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매년 1월 신임 사장들이 계열사별로 신입사원의 규모를 파악해 채용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그간 최순실과 관련한 특검 수사로 인해 임원 인사를 비롯한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보복 등 불투명한 경영환경까지 이어지고 있어서다.
삼성그룹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 1만4000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올해는 상반기 채용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예년 같으면 삼성은 계열사 신임 사장이 취임한 후 한해 사업에 필요한 인력 수요를 파악, 중점 사업에 배치할 인력을 확정해 신입 채용규모와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 정기인사, 조직개편 등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어 채용 계획도 불확실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별로 정기 인사 등이 선행돼야 구체적으로 채용시기와 규모를 세운다"며 "현재는 사장단 인사 등을 비롯해 임원인사 등 조직개편이 지연돼 채용 관련 절차가 모두 중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예년과 같은 일정의 상반기 채용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상황도 마찬가지다. 특검 수사의 여파로 정기 임원인사 시기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특검 수사가 마무리된 2월 말쯤 인사가 진행되고 신규 채용 규모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1만여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시점이다 보니 신규채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며 "신규 채용을 포함한 올해 세부 경영 계획 수립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어 앞으로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대내외적 경영환경으로 인해 올해 신입 공채 계획은 아직 수립하지 못했으나 채용규모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를 진행한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채용 인력 수요를 파악하는 등 인사 계획 수립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8000여명으로 최대한 차질없이 일정을 진행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계열사 별로 일정이 다른 점을 반영해 사업 구상과 수요 인력 등을 검토 중이고, 이른 시일에 채용 규모와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올해 대기업 채용 전망 역시 흐리다. 지난해 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며 유지하기조차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인한 여파로 경영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와중에 대내외적 경영환경까지 어려워지고 있어 기업마다 채용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