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 재협상·TPP 탈퇴 등
자동차·전자업계 수출 직격탄
한미 FTA도 파기 압력 우려
생산거점 이전 등 '발등의 불'
자동차·전자업계 수출 직격탄
한미 FTA도 파기 압력 우려
생산거점 이전 등 '발등의 불'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 탈퇴 입장을 연이어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멕시코와 베트남 등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 등의 경우 10여년 간 구축한 북미 수출 루트를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참모진 시무식에서 NAFTA 재협상 추진을 밝힌 데 이어 23일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취임 직후부터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공격의 날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그는 후보 시절 NAFTA와 한미 FTA를 묶어 "민주당 정부에서 체결한 실패한 협상"이라고 평가절하한 바 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 차장은 "TPP는 아직 발효 전이고 NAFTA 역시 개정의 필요성이 있는 협정인 만큼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카드"라며, 트럼프 정부의 목표가 수입 축소보다 수출 확대에 방점이 찍힌 만큼 바로 한미 FTA 협상을 파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국의 수출 확대를 위한 통상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빠르게 통상 압력을 가할 경우 국내 산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주요 수출국으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13.4%, 대미 무역흑자는 전체의 26%다.
특히 자동차와 전자의 경우 곧바로 북미 수출 거점을 미국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서 미국시장 비중은 현대차 18%, 기아차 25%에 이른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101만7767대를 국내에서 생산했고 이 가운데 국내 판매(53만5000대)를 제외한 나머지는 수출한다. 멕시코에 공장을 준공해 생산차량의 80%를 북미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TV와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을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과 게레타로 공장에서 제조하는데, 멕시코에 국경세 등 관세 폭탄이 매겨질 경우 공장 이전이 불가피하다. 베트남 공장 역시 TPP 수혜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북미 수출용으로는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완성품 제조업체가 미국으로 공장을 속속 이전할 경우 부품·소재 기업들의 생산거점도 이전이 불가피하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하면 사업구조를 현지 생산·공급으로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LG전자와 현대차그룹 등은 최근 잇따라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 투자 계획이 마치 미국에 굴복했다는 식으로 보이는 것은 오해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에 기업 차원에서 대응할 방법이 없는 만큼 현재는 상황을 지켜본 뒤 복합적으로 수익성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도 현재 TPP와 NAFTA의 경우 멕시코 등 해당 국가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답답한 처지라고 설명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환태평양경제동반협정(TPP) 탈퇴 입장을 연이어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멕시코와 베트남 등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 등의 경우 10여년 간 구축한 북미 수출 루트를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참모진 시무식에서 NAFTA 재협상 추진을 밝힌 데 이어 23일에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취임 직후부터 바로 행동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공격의 날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그는 후보 시절 NAFTA와 한미 FTA를 묶어 "민주당 정부에서 체결한 실패한 협상"이라고 평가절하한 바 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 차장은 "TPP는 아직 발효 전이고 NAFTA 역시 개정의 필요성이 있는 협정인 만큼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카드"라며, 트럼프 정부의 목표가 수입 축소보다 수출 확대에 방점이 찍힌 만큼 바로 한미 FTA 협상을 파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국의 수출 확대를 위한 통상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빠르게 통상 압력을 가할 경우 국내 산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주요 수출국으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13.4%, 대미 무역흑자는 전체의 26%다.
특히 자동차와 전자의 경우 곧바로 북미 수출 거점을 미국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에서 미국시장 비중은 현대차 18%, 기아차 25%에 이른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101만7767대를 국내에서 생산했고 이 가운데 국내 판매(53만5000대)를 제외한 나머지는 수출한다. 멕시코에 공장을 준공해 생산차량의 80%를 북미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TV와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을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과 게레타로 공장에서 제조하는데, 멕시코에 국경세 등 관세 폭탄이 매겨질 경우 공장 이전이 불가피하다. 베트남 공장 역시 TPP 수혜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북미 수출용으로는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완성품 제조업체가 미국으로 공장을 속속 이전할 경우 부품·소재 기업들의 생산거점도 이전이 불가피하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하면 사업구조를 현지 생산·공급으로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LG전자와 현대차그룹 등은 최근 잇따라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 투자 계획이 마치 미국에 굴복했다는 식으로 보이는 것은 오해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에 기업 차원에서 대응할 방법이 없는 만큼 현재는 상황을 지켜본 뒤 복합적으로 수익성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도 현재 TPP와 NAFTA의 경우 멕시코 등 해당 국가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답답한 처지라고 설명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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