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근 KAIST 교수팀
불투명유리로 빛 산란 제어
기존대비 대역폭 2600배↑
불투명유리로 빛 산란 제어
기존대비 대역폭 2600배↑
KAIST 제공
KAIST는 박용근 교수팀(물리학과)이 빛의 산란을 제어함으로써 3차원 홀로그램 영상 크기를 두 배 이상, 시청 가능한 각도를 10배 이상 향상시킨 '3차원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공상과학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3차원 홀로그램은 컴퓨터 그래픽 효과로 만들어낸 것으로, 실제 기술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많다. 이 때문에 3차원 이미지 대신 두 개의 서로 다른 2차원 이미지를 눈에 투사하는 착시효과를 이용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3D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차원 홀로그램을 만들려면 빛이 퍼져 나가는 방향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광학제어장치(공간광파면 조절기)를 이용해 빛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하지만 공간광파면 조절기는 픽셀 개수가 너무 적어 3차원 디스플레이로 사용하지 못하고, 설령 이용하더라도 3차원 영상 크기가 1㎝, 시청가능 각도가 3° 이내 수준에 그쳐 실용화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공간광파면 조절기에 더해 간유리(유리 표면을 갈아 뒷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불투명한 유리)를 활용해 빛을 무작위로 산란시키고, 산란된 빛을 제어함으로써 영상 크기와 시청가능 각도를 크게 넓혔다.
연구팀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 시청가능 각도가 약 35°인 3차원 홀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기술보다 공간대역폭(홀로그램크기×시청가능각도)이 2600배 이상 향상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논문 1저자인 유현승 박사과정생은 "물체의 인식을 방해하는 것으로 여겨진 빛의 산란을 적절히 이용한 것으로, 특수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실용화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온라인판 24일자에 실렸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가 수행됐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