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강화 대책에 주력
'부품 전문팀' 구성 계획도
회수된 '갤노트7' 폐기보단
재활용될 가능성 여지 남아
'부품 전문팀' 구성 계획도
회수된 '갤노트7' 폐기보단
재활용될 가능성 여지 남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이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최종 결론 나면서 출시 후 원인 발표까지 다섯 달을 끌었던 '갤럭시노트7' 사태가 수습국면에 들어섰다. 삼성 자체 조사와 3개 외부 기관까지 같은 조사 결과를 내놓고 원인에 대한 객관성을 높였지만,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아직 맞춰지지 않은 일부 퍼즐 조각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삼성 '과욕'이 무리한 배터리 설계 불렀나= 삼성과 3개 해외 조사기관의 공통된 결론은 두 배터리 제조사에서 공교롭게도 각기 다른 배터리 결함이 발생해 갤노트7의 소손(발화)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오른쪽 상단의 눌림과 얇은 분리막이, 중국 ATL 배터리는 비정상적 이음새 돌기와 절연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조합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과 미국 안전인증기관 UL, 분석 전문기관 엑스포넌트도 같은 답안지를 내놓으면서 문제 원인에 대한 설득력을 높였다. 다만 충분한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있다. 당장 중국 ATL 배터리는 갤노트7에 탑재된 것과 유사한 배터리 팩 방식으로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제품에도 사용되고 있지만, 대량 발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문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배터리는 스마트폰 모델마다 맞춤 제작된 공정이 있기 때문에 같은 배터리 용량이어도 모델마다 다르다"며 "다른 제조사 일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중국 ATL의 경우, 1차 리콜 당시 발견되지 않았다가 사용 과정에서 다른 결함이 발견됐다는 부분도 추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은 삼성SDI의 배터리 문제가 발견되자, 미국 분석조사업체 엑스포넌트를 통해 중국 ATL은 같은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문제없음'이었다. 1차 리콜 당시 삼성이 중국ATL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으로 교환을 결정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삼성의 발표대로라면 중국 ATL은 삼성 SDI와 '같은' 문제는 없으나 공교롭게도 '다른' 결함이 있었다는 것인데, 1차 리콜 조사 당시 제품 결함을 발견해내지 못한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삼성의 출시 속도전과 성능 과욕이 무리한 배터리 설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여전히 남는다. 갤노트7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전문가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지적이다. 도칠훈 한국전기연구원 박사는 갤노트7의 단종이 결정된 당시에 "삼성이 요구한 배터리 성능 기준이 현 기술 수준에서 무리한 것일 수 있다"며 "배터리 제조사 또한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이를 맞출 수 있다고 판단해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갤럭시S8의 안전성은= 삼성전자가 갤노트7의 발화 사태를 완전히 털기 위해서는 차기 출시될 '갤럭시S8'의 안정성을 명확하게 입증하는 것이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현재 갤럭시S8에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다시 채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갤노트7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이 갤S8에는 명확히 해결됐다는 확실한 신호를 줘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일단 갤S8의 공개를 미루고 안전성 강화 대책에 주력, 배터리 안정성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전성 검사, 배터리 외관검사, 엑스레이 검사, 배터리 해체검사를 비롯해 배터리 누액을 감지하는 'TVOC 검사', 배터리 전압의 변화를 측정하는 '델타 OCV검사', 충방전 검사, 사용자 조건 가속 시험 등의 안전 프로세스를 늘렸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학계와 연구기관의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고 자체적으로는 핵심부품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도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갤노트7 306만대의 운명은= 세계 시장에 풀렸던 갤노트7 306만대의 처리 방안에 대해 삼성은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갤노트7 자체 문제가 아니라 배터리 결함으로 결론이 난 만큼 회수 제품은 전량 폐기보다 재활용으로 사용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306만대 중 아직 회수되지 않은 4%(약 12만대)의 회수도 과제다. 제품이 시중에 남아있을 경우, 발화 사고가 다시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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